가자의 기근은 철저한 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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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4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시민들이 굶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휴전을 거부하고 있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식량 배급을 기다리며 한데 모여 있다. 출처: AP Photo/Hatem Ali, File
미국의 선단이 가자 지구를 향해 대서양을 건너던 시점이었다. 가자 지구에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임시 부두를 짓기 위한 선박이었다. 지난달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라마단 기간(3월 10일 ~ 4월 9일) 중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투표에 부쳤다. 미국 외교관들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기권했다. 결국 결의안이 통과됐다. 미국은 선박 파견과 투표 기권으로 외교적 태세 전환을 보여줬다. 이스라엘의 전쟁 방식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점점 더 좌절감을 느끼고 있고, 가자 지구를 긴급 지원하지 않으면 주민 220만 명 중 대다수가 굶어 죽을 수 있다는 점을 미국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18일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 시스템의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우려는 더욱 분명해졌다. IPC는 정치 중립적인 평가를 하는 국제 네트워크이다. 해당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가자 지구 거주민 중 약 절반이 ‘재앙적 식량 불안’에 직면하고 있으며, 가자 지구에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30만 명 중 약 70%가 앞으로 두 달 안에 ‘기근’을 경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기근(famine)과 기아(hungger)는 다르다. 기근은 사회에 널리 만연한 식량 부족 사태를 가리키며, 이는 식량 수확의 실패와 인구 과잉, 전쟁 및 정부 정책을 포함한 여러 요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기아는 인간의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를 의미한다—역자 주). 그동안 가자 지구에 심각한 굶주림이 만연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해왔던 이스라엘은 이번에는 IPC 보고서 내용을 반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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