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4월 3일. 구좌읍 종달리에 살던 소녀는
2024/04/03
#Scene 1. 1948년 제주도 구좌읍 종달리 "먹고 살기 힘들어 해녀가 되었다." 2024년 1군 해녀 김춘옥 삼춘(*제주에서 남녀 구분 없이 어른을 뜻하는 단어)의 이야기는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3 사건 때 잠옷 바람으로 끌려간 오빠가 몇 달 후 돌아왔지만, 어린 춘옥을 제외한 가족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소학교에 가서 공부해 정치인이 되어 오빠를 구해올 수 있다고,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쓴다는 오늘 수업에 꼭 가야 한다고 울부짖던 소녀는 결국 바다로 향했다. 배를 곯지 않으려면, 집에서 저만 바라보는 가족을 외면할 수 없었던 제주의 소녀들에게 바다는 부엌이자 거스를 수 없는 숙명이었다. 물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면서 소녀들이 흘린 눈물이 잔잔한 풍랑 사이의 윤슬로 떠오르지 않았을까.
#Scene 2. 얇은 명주 천 한장 얼음장 같은 바다에 뛰어 들 때도 유일하게 걸쳤던 실오라기. 얇은 앞치마 한 장이 사철 해녀복이었다. 겨울엔 30분 물질하고 나와 밖에서 몇시간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옛날엔 추워서 죽는 사람이 많았어." 최고령 해...
#Scene 2. 얇은 명주 천 한장
엄마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포포포 매거진]을 시작으로 결혼이주여성의 에세이 그림책 [레터스 투 라이브러리], 인터뷰집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등 세상이 부여한 어떤 역할보다 개인이 가진 고유성과 주체성을 조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