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에게 지구인의 사랑을 배우다

이학기 반장
이학기 반장 · 물건 잘 파는 작가
2024/04/02
여섯 단어만으로 소설을 쓴다는 게 가능할까?

<노인과 바다>를 쓴 대문호 헤밍웨이에게 친구가 물었다. "여섯 단어만 갖고도 소설을 쓸 수 있겠어?" 헤밍웨이가 답했다. "한 번도 신지 않은 아기 신발 팝니다.(For sale :  Baby shoes. Never worn.)"

여섯 단어 소설을 통해 무엇이 느껴지는가? 집 없이 떠돌아다니는 한 여인이 있었다. 배가 점점 불러올수록 여인의 근심도 점점 커져갔다. 주머니를 탈탈 터니 동전 두 닢이 땡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여인은 전 재산과 맞바꾼 분홍색 아기 신발을 보고 또 보며 미소 지었다. 마침내 진통이 시작됐고 여인은 허리가 끊어질듯한 고통을 느끼며 아이를 낳았다. 유난히도 추운 어느 겨울날, 한참을 기다려도 아기는 눈을 뜨지 않았다.

여섯 단어 소설을 보며 떠오르는 대로 여섯 문장 소설을 써보았다. 여인은 겨우내 얼었던 눈물이 녹아내리고 다시 얼어붙기를 여러 번 반복할 동안 새 신발을 간직했을 것이다. 여섯 단어 소설을 실제로 헤밍웨이가 썼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한 번도 신지 않은 아기 신발을 파는 여인의 고통을 단 여섯 단어에 담아낼 정도면 나는 분명 대문호가 쓴 게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unsplash

이번에는 딱 여섯 문장으로 소설 한 편을 소개하겠다.


어느 날 집채만 한 외계인이 지구에 나타나 한 손으로 사람들을 움켜잡더니 다른 한 손으로 사람들의 머리를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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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쿠팡과 이랜드에서 온∙오프라인 MD로 일하며 TOP 매출을 찍어본 영업통. 동시에 3권의 책을 쓴 출간 작가. 현재는 '물건 잘 파는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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