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벌주의 경계론'에 대한 사색

박효영
박효영 인증된 계정 · 언론인이자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3/07/26
얼마 전 시민운동가이자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A씨와 페이스북상으로 엄벌주의 및 사형제 폐지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습니다. 신림동 살인마 '조선'을 사형시키면 안 된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 의미있는 토론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 멘션만 따로 가져와봤습니다.

-A씨의 주장처럼 사형제를 빨리 폐지했으면 좋겠습니다. 헌재로 한 번 더 갖고 가든지, 국회를 압박해서 법안 발의를 하면 됩니다. 근데 저는 A씨의 엄벌주의 경계론에 공감하는데, 엄벌할 사안에 엄벌을 하는 것과 범죄 예방을 위한 국가 공동체의 정책을 설계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둘 다 양립할 수 있는데 엄벌주의를 경계하는 분들은 매번 엄벌 내려달라는 요구로 인해 구조와 정책을 바꾸는 일이 방해 받는 것처럼 이야기를 합니다.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면 강경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오히려 평시에 그런 흉악범을 막는 교육, 교화, 방범 등 구조적 정책 변경을 위한 논의가 지속되는 에너지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유족이 직접 글을 써서 사형시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족을 위해서도 사형 선고가 안 좋다고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형제 폐지론이 현대 국가 공동체들 사이에서 대세라고 보지만, 한국이란 나라에서는 공동체적으로 아직 필요하다고 합헌이 나온 만큼 그 필요성을 굳이 부정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사형제 폐지에 동의하지만, 아무 필요도 없이 비합리적인 이유로 사형제가 마련됐다고 보진 않습니다.

-저는 A씨의 엄벌주의 경계론이 몰매맞을 이야기라고 보진 않고 A씨와 같은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신림동 살인마 조선 이 놈이 그렇게 파국으로 치닫을 때 국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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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06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입시위주교육에 문제의식을 갖게 되면서 언론인의 꿈을 키웠고 2017년부터 고향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가 직업 기자로 4년간 활동했습니다. 주로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로 지냈고 2021년 3월부터 다시 광주로 내려와서 독립 언론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야구와 축구를 정말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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