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 다닙니다!“ 사고뭉치 자퇴생의 손을 잡은 이유 [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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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
입학식장 뒤쪽에서 시작된 웅성거림은 하필이면 교장선생님이 축사를 할 때 절정에 달했다. 공고 신입생들의 시선은 앞의 강단이 아닌 뒤쪽으로 쏠렸다. 교복 대신 트레이닝복을 입고, 운동화 대신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아이들이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나타났다.

신입생 보러 애써 폼(?) 잡고 나타난 2학년 학생은 모두 네 명. 교사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동네 깡패들도 아니고, 저것들이… 야, 느그들 뭐야!”

학생부장 선생님이 네 명을 데리고 나가면서, 소란은 정리됐다. 매년 반복되는 ‘2학년 선배들의 진부한 이벤트’는, 입학식 끄트머리에서 특별한 일이 되고 말았다.

강당에서 잠시 빠져나오자, 문제의 네 학생이 주변을 배회하는 게 보였다. 작년에 국어를 가르쳤던 아이들이어서 낯이 익었다. 나는 ‘리더급’으로 통하는 두 아이의 손을 잡았다.

“신입생 보고 싶어서 왔나? 오늘은 그만 하고, 샘하고 교실 드가자.”

순순히 따라오는 정우(가명)와 달리 정민(가명)이가 손을 황급히 뺐다. 아이들 모두 당황한 눈치였다.

“샘, 저 자퇴했는데요?”

갑작스런 말에 내 눈이 커졌다. 옆에 있던 정우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정민이는 교실로 안 가서 좋겠네.”

정민이는 자퇴가 별일도 아니라는 듯,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봤다. 묻고 확인할 게 많았으나 친구들 앞에서 할 일은 아니었다. 세 학생을 교실로 보내고, 나는 정민이와 다시 입학식장으로 들어갔다.

“자퇴도 한 놈이 후배가 보고 싶어서 왔나? 샘이 지켜줄 거니까 맘껏 봐라.”

아까 등장할 때와는 달리 정민이 얼굴은 어두워졌다.

“샘, 저 그냥 갈게요. 그냥… 이제 재미가 없네요. 건강하시고, 담에 봬요. 샘!”

친구들 없이 입학식장에 선 정민이는 금세 현실을 자각한 듯했다. 학교에 있지만 더는 학생이 아니고, 신입생들의 선배라고 하기엔 뭔가 어정쩡한 존재가 됐다는 걸 말이다. 뒤돌아 도망치듯 강당을 떠나려는 정민이의 손을 나는 다시 잡아끌었다.

녀석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다. 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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