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를 둘러싼 한미 갈등
2024/06/19
지난 11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대사가 대북 전단 살포를 두고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 아니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이해한다”라고 하면서 “그 측면에 대해 약간의 주의를 하기를 희망한다”라고 하여 사실상 반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12일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신원식 국방부장관을 만나 대북 확성기 방송에 제동을 걸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방송 재개를 결정하게 된 과정을 묻고 이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를 우려했다고 합니다. 러캐머라 사령관과 신 장관은 5월 30일에도 회담을 했었는데 이례적으로 2주 만에 다시 만난 것입니다. 그만큼 미국이 지금 상황을 심각하게 본 듯합니다. 반면 국방부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해명했고 유엔사는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하루가 지난 13일엔 유엔군사령부가 최근 남북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사안들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침’한 일, 대북 확성기 방송 등이 포함됐다고 합니다. 유엔사는 “우리의 행동은 정전협정을 엄격히 준수하며,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보장을 위해 상황을 완화하고자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대화로 돌아올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유엔사는 북한을 조사할 수 없습니다. 유엔사가 조사할 수 있는 곳은 우리 군뿐입니다. 결국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주된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사는 2016년 11월에도 우리 군의 확성기 설치 계획을 보고받고 확성기 위치와 방송 내용을 검토해 승인한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대북 확성기가 어느 위치에 있었고, 어느 시간에 사용됐고, 출력이 어느 정도였고,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조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