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 타임> 사회적 짐승과 인간의 갈림길

flyingswan
flyingswan · 사적인 관점
2024/04/26
은근한 반항심이라는 공통분모를 계기로 서로 친해진 폴과 조니는 사회적으로도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 폴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조니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두 아이는 모두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핏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폴의 경우 나치에 대한 얘기가 오가는 와중에도 웃음을 터뜨릴 만큼 자신의 핏줄이 가진 끔찍한 역사는커녕 비교적 희미해졌을지언정 유대인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반면, 조니는 여전히 진행 중인 차별과 혐오의 대상인 자신의 처지를 시시때때로 확인하며 괴로워하고 있다. 
나아가 조니의 가정은 병든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가난한 가정인 데 비해, 폴의 가정은 사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에 부족한 점 없는 부모님과 손주들을 사립학교에 보내줄 여력을 가진 자산가 조부모님까지 버티고 있는 여유 있는 집안이다. 아이가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로부터 보호막을 쳐주고 지켜주는 어른이 조니에게는 아무도 없지만, 폴에게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할아버지까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폴은 어른들에게서 어떤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먼저 폴의 아빠는 다소 일방적인 방식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는 사람이다. 아이들에 비해 아직 신체적으로 절대적인 강자의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그는 정신적으로가 아니라, 신체적으로 압도하는 방식으로만이 아이들과 소통하는 아빠인 것이다. 그런 그가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믿음이나 안정감이 아니라 말과 행동이 다른 나약한 면뿐이다. 당연하게도 아빠와 아이들 사이에 존중심이라곤 조금도...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3
팔로워 2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