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상황에서의 대화법

모래성 · 비우고 채우는 삶의 발자취
2023/03/09
<넬라의 비밀약방 p.121>
암웰 주인님 뒤쪽으로 가까이 다가서서 쟁반 오른쪽의 접시를 들어 올려 주인님 앞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때 주인님의 한 손이 내 다리 뒤쪽에 닿더니 묵직한 치마를 슬그머니 위로 밀어 올렸다. 주인님의 손길이 무릎 뒤쪽에서 허벅지 아랫부분까지 올라왔다. “아주 좋구나.” 암웰 주인님이 드디어 손을 치우고 포크를 집어 들면서 말했다. 주인님의 손이 닿았던 다리가 따끔거렸다. 피부 아래에 눈에 보이지 않는 발진이라도 난 것 같았다. 나는 주인님한테서 멀리 떨어져 나와 두 번째 접시를 마님 앞에 내려놓았다. 나(엘리자)는 식당 가장자리의 내 자리로 돌아가 돌처럼 가만히 서서 곧 닥칠 순간을 기다렸다. 



고용주의 성추행. 다친 것은 아니지만 무척 모욕적이고 두려운 상황일 것이다. 불쾌감을 표현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용기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고용상의 불이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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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세계를 이해하고 제 자신도 이해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제 글을 읽는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를 소망합니다. 제가 믿는 세계(모래성)을 쌓고 바닷물이 밀려오면 비우는 것을 반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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