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 on' 상태로 사는 사람들 - 이어폰으로 보는 소리의 문화사(3)
2023/03/09
'Sound on' 상태로 사는 사람들
이어폰은 여러 가지 시사점을 준다. 인간에게 있어서 자기만의 방은 이제 빠질 수 없는 것이 되었고 실제로 원활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동시에 무감각한 세계를 만들어낸다. 이어폰이 주는 딜레마는 인간과 소리의 관계에서 심화된다.
우리의 청각 시스템은 항상 ‘켜져’ 있는 감각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소리는 항상 우리 귀에 닿아있고 두드러지지 않은 채 배경화되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이것이 주목할 만한 것이 아닌 이상 우리는 우리 주의의 소리에 굳이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이것이 이어폰으로 청각을 차단해내는 흐름으로까지 이어진다. 청각은 인간이 일상생활에 있어 유일하게 의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감각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인간이 ‘차단해도 괜찮다’고 여기는 감각이기도 하다. 이어폰을 통해 소리를 차단하고 아예 새로운 소리를 흘려보내도 인간은 충분히 주변을 ‘볼’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이 거의 모든 감각을 시각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의심할 수 없다. 인간의 오랜 역사는 눈이 제공하는 감각에 의해 이루어졌고 고대 철학에서 강조하는 말씀과 진리는 light라...
@Fred Kim 네. 그런 생각도 가능하겠네요. 관심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어쩌면 시각보다도. 청각은 다른 감각들과는 달리 범위와 영역 면에서 제한이 없다." 라고 쓰신 걸 보며 인간이 만약 적외선을 보거나 저주파를 들을 수 있었다면 세상을 더 확장해서 볼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어쩌면 시각보다도. 청각은 다른 감각들과는 달리 범위와 영역 면에서 제한이 없다." 라고 쓰신 걸 보며 인간이 만약 적외선을 보거나 저주파를 들을 수 있었다면 세상을 더 확장해서 볼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