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꾼 시리즈 #6] 괴한에게 폭행 당해 코피 나다

이대호의 정치도전기
이대호의 정치도전기 인증된 계정 · 길거리 정치인의 삶을 연재합니다.
2022/12/21
ⓒ 이대호의 정치 도전기
투표를 이틀 앞 둔, 그야말로 선거 막바지였습니다. 오후에 사무소로 낯선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60대로 보이는 남성이었고 큰 여행용 가방을 끌고 와 이재명 후보에게 꼭 할 얘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분명한 요점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이재명 후보 유세 현장에 찾아갔는데 후보를 만나지 못하게 하더라는 말, 이재명 캠프 곳곳에 첩자들이 숨어있다는 말, 자신이 아주 싸움을 잘 한다는 말씀 등을 하셨습니다. 횡설수설 하셨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지자 저와 함께 있던 분이 그 분을 모시고 나갔습니다. 밖에서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자고요. 그때 저는 할 일이 있어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간 시간이 지난 후, 밖에서 큰 소리가 났습니다. 나가보니 괴한이 다른 선거운동원에게 욕을 하고 발길질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걸 말리고 진정시키려고 했는데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괴한은 제 얼굴에 주먹을 날렸고 저는 난생 처음 주먹에 맞아 코피가 났습니다!

경찰이 출동하고 한 바탕 소란이 있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이상은 없었습니다. 제가 할 일을 누가 대신 해줄 수도 없고, 딱히 아픈 것도 아니어서 사무소로 복귀해 할 일을 마저 했습니다. 적당히 마무리한 뒤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언제나 그렇듯 엄마가 '별 일 없었냐'고 묻는데, 갑자기 회의감이 몰려왔습니다. '별 일 있죠. 오늘은 괴한에게 폭행당했어요'라고 차마 말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게 별일이 아니어도,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큰일이니까요. 꼭 폭행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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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정치인, 시빅해커입니다. 두 개 스타트업(타다, 피키캐스트)에서 일했고,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연설문을 썼습니다. 작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시빅해킹 프로젝트 계단뿌셔클럽 공동대표로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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