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을 맞이하며: 진보 담론의 시대는 끝났다

김영빈
김영빈 · 사회과학 전반에 관심 많은 경제학도
2022/05/08
길고 길었던 문재인 정부도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고, 이틀 뒤 윤석열 정부가 취임합니다.
문 정부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10년주기 정권교체 법칙을 무시하고 단번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윤석열을 보면서, 예전부터 생각해온 문제 하나가 확실해졌습니다.

IMF 이후 현재까지 한국사회를 지배했던 진보* 담론의 시대는 확실히 끝났다고.
진보 담론이 수명을 다했기 때문에 단번에 정권교체가 되었으며, 윤석열이 걱정되는 진보는 새 시대에 맞는 담론을 만들어낼 의무가 있다고.


*여기서 진보는 편의상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더불어민주당 등 민주당계 정당과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 통합진보당을 거쳐 정의당/노동당/녹색당 등으로 이어지는  유럽식 진보정당 둘 모두를 포괄합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둘 모두 생각보다 공통점이 생각보다 많고, 진보 담론의 종말은 양 정당 모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IMF 경제위기는 한국 사회에 굉장한 충격이었고, 그와 동시에(어느 정도는 그 때문에) 김대중 당선으로 한국 현대사의 진정한 첫 정권교체가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정치, 경제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충격으로 인해 한국 사회의 담론지형은 크게 바뀌게 됩니다. 사실 구조적 변화는 노태우/김영삼 시기부터 조짐이 있었는데, 김대중/노무현 시기에 들어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집니다. 반공 권위주의가 지배했던 한국 사회에 어마어마한 충격이었죠. 

그 전이라고 진보 담론이 없었던 건 아닌데, 장면 내각 이후 처음으로 진보정권을 맞은 상황에서 새천년의 시대가 오고, 인터넷과 휴대폰과 같은 온라인 문화가 폭발하고, IMF 위기를 일단 '표면'적으로 극복했고,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급격한 발전에 성공하면서 그에 맞는 진보 담론의 수요와 공급 모두 비대해졌습니다. 지식인과 예술계에서 진보 담론이 지배한 걸 넘어, 아동/청소년들이 보는 잡지와 책에도 해당 코드가 유행하게 됩니다. 이는 2000년대에서 2010년대 초반에 아동청소년기를 보낸, 신문과 책을 즐겨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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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주제와 관점을 거론하려는 박사과정생. 의견은 다를지라도 대화하면서 많은 걸 배우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갖고 싶습니다. 이메일: ybk04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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