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효과가 좋은 환자들의 공통점

이승훈
이승훈 인증된 계정 · 서울의대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교수
2024/04/06
대한민국의 고령화 속도가 가파르다. 동시에 고령에서 호발하는 뇌졸중의 발생률은 점차 증가하는데, 반대로 뇌졸중의 사망률은 감소하고 있다. 뇌졸중 환자는 늘어나는데 사망자가 줄어든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뇌졸중 후유 장애자의 증가를 불러오게 된다. 환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걸린 뇌졸중, 이후 생활이라도 슬기롭게 영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즘이다.
 
필자는 1996년에 인턴을 시작하고, 2005년에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로 발령 받으면서 지금까지 수많은 뇌졸중 환자를 진료해왔다. 외래에서 그들을 오랫동안 관찰하다가 교과서 지식과는 다른 많은 현상들을 목격하곤 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 한 가지는 입원한 환자들의 예후가 의학적 예상과는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는 점이었다.
 
뇌졸중으로 처음 입원할 때는 환자의 임상양상이 참 다채롭다. 20-30대의 젊은 환자도 있고, 너무 가벼운 증상이라 하루 만에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내원하자마자 바로 손쓸 수 없이 사망하는 환자들도 있다. 매우 심각한 수준의 뇌졸중이라고 생각했던 환자가 수 개월 뒤 깜짝 놀랄 정도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그다지 심하지 않은 뇌졸중임에도 호전 없이 지속적으로 고생하는 환자들도 많다. 물론 환자에게 내재된 생물학적, 의학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겠지만, 그런 요인 외에도 환자의 성격이나 태도 등 정서적, 사회적 특징이 질병의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곤 한다. 이에 필자는 이 글에서 뇌졸중 발생 후 좋은 회복을 보인 환자들의 공통적 특징을 알려주고자 한다. 치료 효과 및 예후가 좋고, 본인의 만족감도 높았던 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있다.
 
첫째, 평소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진 환자들이다.
일부 환자들은 뇌졸중 진단을 받고는 좌절감에 무기력증에 빠지기도 한다. 이들은 외래 클리닉에 잘 오지도 않고, 약물 복용도 게을...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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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의대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전임교수, ㈜세닉스바이오테크 대표이사, (사)한국뇌졸중의학연구원 원장 및 뇌혈관대사이상질환학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의학자로서 뇌졸중의 기초와 임상에 관한 200여 편의 국외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한신경과학회 향설학술상, 서울대학교 심호섭의학상, 유한의학상 대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 3개 부처로부터 각각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미국심장/뇌졸중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American Stroke Association)의 석학회원이기도 하다. 뇌졸중 전문가들을 위한 6권 교과서인 <뇌졸중 재발견(Stroke Revisited)> 시리즈, 일반인을 위한 <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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