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보호자여야 할까?

소요 ·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 연구소
2024/04/11
엄마의 뇌출혈 수술 이후 엄마는 아빠와 딸인 내가 함께 돌본다. 남동생은 주로 병원 갈 때 와서 라이드를 하고 병원비와 간병용품 등을 책임지고 있고, 남편과 딸은 주중에 둘이 지내다가 주말에 나를 만나기 위해 온다. 그러니까 남편은 딸을 책임지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큰 힘이 되고 있는 셈이다. 엄마 간병에 있어 우리 가족은 나름 분업과 협력이 잘 되는 편이다.

우리 중에 (주)보호자는 누구일까?

엄마 간병을 위해서 집에 내려오면서 나는 아빠와 따로 또 같이 엄마를 돌본다. 형식적으로는 2교대처럼 하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돌봄의 무게중심이 나에게 넘어왔다. 언제부턴가 내가 주보호자가 된 것이다. 주보호자로서 나는 엄마에 대한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알아보고, 결정하고, 처리한다. 그날그날 다른 엄마의 컨디션을 내가 먼저 살피고 판단하고, 컨디션에 따라 (서 있는) 운동도 할 지 말 지, 엄마를 더 재울지 깨울지, 식사를 늘릴지 줄일지도 결정한다. 그리고 다른 보호자들에게 할 일을 요청하면서 전체적인 간병 일을 지휘한다. 동생은 보급 담당으로 내가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인터넷으로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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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씁니다. 죽을 거 같아서 쓰고, 살기 위해 씁니다. 예전엔 딸을, 지금은 엄마를 돌봅니다.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을 연구합니다. 잘 사는 기술과 잘 죽는 기술을 개발하고, 어쩌다 지방소멸도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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