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단은 누구에게나 다 좋을까?

김형찬
2023/04/06
“남편이 요즘 부쩍 피곤해 해서 공진단을 먹이고 싶어요. TV를 보니 너도 나도 나와서 그렇게 좋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약인가요. 같은 공진단인데 한의원마다 또 동네마다 가격이 다른데 이것은 또 왜 그런가요?”
   
하나 하나 궁금해 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 했다. 그런데 설명이 계속 될수록 기대에 찼던 아주머니의 얼굴에 실망하는 빛이 역력하다. 남편분을 진료해야 왜 피곤한지 그래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환자분을 위해 최선이라는 말로 상담을 마쳤는데, 남편 분과 다시 오마 했지만 아직 안 오는 것을 보면 아마 설명이 부족했거나 어디선가 공진단을 복용하고 좋아졌나 보다. 
   
시대에 따라 질병의 양상이 바뀌고 이에 맞춰 특정 약물이 많이 쓰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요즘 추세를 보면 동서양 의학 할 것 없이 특정 약물이나 처방이 유행처럼 번지는 것을 본다. 물론 다 잘못된 것은 아니어서 현대인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는 사람들의 불안과 욕망에 자본의 논리가 불을 붙인 경우가 더 많다. 시쳇말로 몸에 좋다고 하니깐 크게 생각하지 않고 복용하는 것인데, 가끔은 우려되는 경우도 있다. 
   
홍삼과 녹용과 침향에 이어 요즘은 한참 흑염소가 유행인 것 같다. 환자가 문의한 공진단은 이전부터 보약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온 처방이다. 이 처방은 잘 가려서 쓰면 좋은 효과를 내는 약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예능프로그램이나 홈쇼핑에서까지 마치 비타민처럼(비타민 또한 가려서 복용해야 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무나 먹으면 좋은 것처럼 소개된다. 하지만 세상에는 만병통치약도 누구에게나 좋은 약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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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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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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