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엔젤레스 코리아타운의 어떤 벽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4/01/18

  •  황수진(문화평론가)


2018년 겨울. 오랜만에 저녁 식사 약속이 잡힌 코리아타운으로 향하는데, 때마침 라디오에서 코리아타운 내 로버트 F 케네디 공립학교의 벽화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왔다. 2016년 보 스탠튼이라는 브루클린 출신의 벽화 작가가 학교 안에 그린 벽화에 대한 논란이었다. 학교 행사의 일환으로 그려진 벽화의 햇살 문양이 욱일기를 연상하게 한다는 코리아타운 커뮤니티의 반발로 인해 학교 측인 LA 통합교육구에서 해당 벽화를 지우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작가인 스탠튼은 욱일 문양과 자신의 벽화 속 문양에는 디자인의 구성과 색상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으며, 자신의 이전 작품에서도 종종 응용된 장식 문양이라고 반발했지만, LA 통합교육구의 생각은 달랐다. 벽화라는 공공예술 매체 특성상 주변 맥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해당 벽화는 지우는 것으로 학교가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이었다. 스탠튼의 주장대로 햇살 문양은 미국의 일상 디자인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코리아타운의 벽에 그려지는 순간, 욱일 문양을닮은 햇살 문양에는 특별한 의미가 생기게 된다.

1959년 앰베서더 호텔 정문 풍경(출처 Wikipedia)

사실 코리아타운은 그 이름으로 불리기 이전에는 1920년대부터 본격화된 할리우드의 황금시대를 만끽하던 공간이었다. 바로 위쪽으로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위치해있었고, 할리우드 제작자들과 당대 스타들이 살던 고급 아파트를 비롯, 최고급 백화점 블록 윌셔, 아트 데코 건축양식의 윌턴 극장, 그리고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던 앰베서더 호텔이 들어서 있었다. 1921년 1월 1일 화려하게 문을 연 이후 프랭크 시나트라, 주디 갈런드 등의 당대 스타들의 공연이 끊이지 않았던 앰베서더 호텔은 196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예비선거에서의 승리를 기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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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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