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들을 보면서 - 대화의 절반은 협상이다
2024/01/17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사례들이다.
다른 학문들과 달리 협상은 이론적 아름다움보다도 현실에서 얼마나 적용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치 운동과 비슷하다. 운동에 대한 이론들이 발달하더라도 중요한 건 경기에서 적용할 수 있느냐인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이론보다는 사례 중심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협상 이론을 잘 모르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
특히 변호사들은 협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국제협상에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읽다보면 새로운 관점과 사실들을 아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결국 삶에 많은 부분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닌 다른 사람과 같이 하는 일이기에 협상에 대한 훈련은 평생동안 꾸준히 반복해야 한다는 점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p.24
그때 깨달은 바가 있다. 국제통상협상에서 각국 협상팀의 역할은 자국 사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메신저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만담꾼 하선처럼 미리 정해준 세 가지 말만 반복할 뿐인 셈이다. 이런 암울한 현실은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기구에 제소를 하는 경우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사기업 간의 의견조율이 어렵거나, 대외적으로 갈등관계의 표출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p.68
협상이 자존심 대결로 치닫는 것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 양측 모두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타결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상대방을 설득하고자 할 때는 그가 논리적으로 양보할 수 있는 퇴로를 확보해줘야 한다. 쥐도 코너에 물리면 고양이를 문다. 협상의 프로는 상대방의 자존심도 존중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p.90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서로간의 유대를 강화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똑같은 것을 먹고 안 먹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차이점을 서로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이다. 딜메이커와 딜브레이커의 차이점도 여기서 생긴다.
자신과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