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동화 #3) 일단 나쁜 엄마
2023/12/13
"샤를 페로, 야코프 그림, 빌헬름 그림 그리고 미상 씨 이렇게 네 명은 원고들에게 비슷한 이미지를 심어 많은 사람들에게 편협한 시선을 갖도록 만들었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려 아직 제대로 된 사리판단이 힘든 어린이나 청소년을 타깃으로 삼았음이 자명하게 드러났죠. 오늘 이 법정에 계신 분들도 원고들을 보자마자 어떻게 행동하셨습니까? 눈살을 찌푸리거나 욕을 하고 침을 뱉거나 손가락질을 하지 않았습니까?"
검사 측에 앉아있는 원고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험상궂다. 외모가 눈에 띄게 아름다운 여성도 있었으나 서늘한 눈매와 표독스러운 표정에 모두 묻혀버렸다.
"왜 이들은 공통적으로 만인의 적이 되어버렸을까요? 피고들은 마치 서로 짠 것처럼 저들을 악랄하게 만들어야만 했을까요?"
"재판장님. 지금 검사는 예술적인 표현과 상상력의 산물을 마치 거짓 뉴스를 배포한 선동자처럼 치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고들이 저지른 행동으로 인해 진정 피해를 입었던 주인공들의 고통과 슬픔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저들은 가해자일 뿐 절대 피해자가 아닙니다."
변호사가 참지 못하고 나서자 검사 측은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반론을 이어나갔다.
"여러분. 엄마라는 단어를 듣거나 말하게 되면 어떤 느낌이 듭니까? 따뜻하고, 포근하고, 안전하고, 믿을 수 있고, 기대고 싶고 그렇지 않습니까?"
다들 수긍하는 눈치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검사가 강한 어조로 다시 묻는다.
"그렇다면 계모는 어떻습니까? 계모라는 단어가 여러분께 상기시키...
- 직장 이력 :
삼성전자 (휴대전화 설계),GM대우 (Door Trim 설계),LG전자 (신뢰성, 품질 개선)
- 작가 활동 :
스마트 소설집 [도둑년] 발간
제24회 월명문학상 당선
브런치 작가, 헤드라잇 창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