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룰 때까지 견딜 수 있을까 : 장혜영 인터뷰 비판적 독해

김민주
김민주 · 음악 좋아하고 세상 얘기 합니다
2024/05/22
글을 쓰고 인터넷을 좋아하는 20대 여자로 살며, 주변을 둘러보면 장혜영 의원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는 지난 국회에서 각종 소수자 의제를 상징하는 개인으로 4년을 보냈다. 21대 국회 임기를 마무리하고 선거를 치른 소회를 한 인터뷰(링크: https://lovehateclub.com/janghyeyoung/)에서 밝혔는데, 참 너무나도 많은 곳이 눈에 밟히는 인터뷰였다.

우선 미리 밝혀 둔다. 인터뷰 상당히 재미있었다. 정치인 장혜영이 진보 의제를 세련된 언어로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라 그랬던 것 같다. 나 역시 내 살아 생전에 장혜영이 원하는 방향으로 세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방식에 있어 장혜영이나 그가 속한 정의당의 행보에 많이 동의하지는 못했고, 그래서 이들에게 표를 주지는 못했다. 다시 말하지만 장혜영이 원하는 세상이 내 살아 생전에 오는 건 내 바램이기도 하다. 이걸 이 글을 읽으며 잊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의제와 과정 사이

제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하고 싶은 정치는 3점 슛을 넣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탈시설지원법이 3점 슛이었죠. 국회의원을 오랫동안 준비한 정치인이 아니잖아요. 많은 상황과 조건이 맞아떨어져서 국회의원이 됐죠. 삶에서 마주한 장애인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법과 제도를 발견했고, 그래서 정치를 한 번 해보기로 했어요. 정치 전체를 바라보는 식견이나 큰 흐름 속에서 역할을 찾기보다는 제가 알고 있는 영역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들어왔어요.

지금은 한 세트, 시즌을 이기지 않으면 3점 슛을 넣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요. 세트의 룰을 이해했다면, 진작 권력 그 자체에 도전하고 투쟁하는 일을 했다면 무언가 달랐을까…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이 커요.

(21대 국회 활동은) 제가 바라보는 정치적인 세계가 의제에서 정치 그 자체로 확장되는 시간이었어요. 지금의 정치 환경에선 논리와 근거와 진정성이 의제를 관철하는 힘이 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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