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담론의 전통과 민족담론의 창안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12/16
무속담론과 민족담론(대학신문)

무속담론의 전통과 민족담론의 창안

일제의 사회, 문화적 식민 정책 속에서, 1930년대 이능화, 최남선, 손진태 등의 식민지 지식인들이 만들어낸 무속 담론, 나아가 ‘민족’ 담론들은 결국 식민지배 측이 만들어낸 담론들을 보완하는 담론으로 돌변하게 된다. 조선의 전통정신이 고유 신앙에 있다고 보고, 그 부흥을 제창하였던 최남선은 조선의 고유 신앙을 일본의 고신도(古神道)와 연결시킨다. 한편 이능화는 조선과 일본을 가족관계로 설정하고, 이를 서열화 시키는 독특한 방식에 의해서, 일제 무속담론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친척의 아들을 양자로 맞이하였을 때 그 양자로 간 그 조상을 먼저 존경하고 그리고 다음에 본래 낳아 준 조상을 숭배 존경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위의 예문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능화는 조선을 “친척에게 간 양자”, 일본은 양자를 맞이한 “양아버지”로 설정함으로써, 일본과 조선을 아버지/아들의 관계로 서열화 시킨다. 이러한 서열화 논리에 의해서, 그는 ‘조선이 양아버지인 일본을 섬겨야 하며, 또한 아버지의 조상신인 일본신을 섬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는 최남선과 마찬가지로 단군을 “원시의 무녀(무당)”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조선의 고유 신앙과 일본 신앙의 일치점을 제시한다. 위와 같이 조선 지식인들의 무속담론이 일본의 무속담론 속에 동화 혹은 포섭되는 과정은 일본의 제국주의적 식민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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