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를 지나다

서지은
서지은 · 어느 책 중독자의 수기 작가
2023/11/28
 최근에 알바를 했다. 노동알바였다. 매장근무 두어달 할 적에 매일 퇴근이 너무 늦어서 평일 저녁 공연은 도대체가 갈 수가 없는데, 자주 와서 알게된 동생 하나가 자기 일하는데는 5시에 끝나는데 일당으로 바로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사대보험은 지급해주지만 어차피 최저시급에 가까웠기에 다른 일 하기 전 마냥 노느니 해보기로 하고 따라갔었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저자
김의경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3.09.01.

 지난 달에 안디아모에서 열린 장강명 작가님 북토크 오프닝 때 아마추어 둘이 피아노 연주로 시작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 참여하며 샀던 작가님의 신작이었다. 참여자 중 그믐의 작년 동짓날 모임 때에도 참석하셨던 열혈참여자분께서 저 책의 첫 단편 <순간접착제>를 감명깊게 읽으셨다는데 그렇다면 나도 한 번 읽어볼까? 싶어 읽다가 이런 삶이 있다는 걸 이제야 알게되었다고나 할까. 코로나를 통과하는 알바생들의 이야기였다.
IMF 구제금융을 받아들인 지 사반세기가 넘는 동안 노동은 두 갈래 길로 나뉘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만 생각했지 아예 알바라던지 일당을 받는 일용직이라던지 하는 형태의 노동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해보지는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플랫폼 노동과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쓰는 gig 노동의 형태도 다양하게 퍼져가는 것이 현실이지만. 
 일하면서 접한 분들의 연령대는 주로 중년에서 노년의 분들로 대부분 여성이었다. 노동이다보니 대학을 안 나오신 분들이 태반이고 나오셨어도 주로 중년의 나이 즈음에 사무직에서 나와 전자제품 조립 등 공장으로 이동하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지금 일하는 곳은 자신이 대학 나온 줄은 모른다는 말씀까지 듣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어느 때부터인가 주변의 주로 결혼하지 않은 언니들이 학력을 밝히지 않거나 줄여서 고등학교 까지만 쓰고 취업했다는 얘기를 듣고 왜 그게 더 좋으면 좋은 거지 줄이기까지 해야 하나 했었는데 여기서 보니 대부분 그렇기에 튀면 안되는 것이란 말씀이셨다.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입장에서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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