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서’가 1.5톤 어망실뭉치에 깔릴 때까지 어른들은 뭘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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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7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초등학교가 있는 스쿨존 안에 각종 중장비와 대형 트럭들이 수시로 드나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어망제조업체들이 수두룩했고 기타 어업 관련 업체들도 많았다. 지게차가 오가며 작업할 수 있는 별도의 넓은 공간도 없었다. 처음부터 초등학교 인근에 확실한 안전 대책도 없이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있도록 방치한 당국(영도구)의 몰상식이 비극을 키웠다. 경찰(영도경찰서)도 사후 교통 안전관리에 소홀했고 둔감했다.
 
학교(청동초등학교)도 위험천만한 등하굣길 환경을 인지했음에도 관계당국에 적극적으로 요구해서 대책이 마련되도록 관철시키지 못 했고, 자체적인 안전 대책을 강구하지도 못 했다. 사고를 낸 해당 업체(남강산업사)의 안전불감증은 그야말로 끝판왕이었다. 누군가 다치거나 죽어도 상관없다는 안일한 마인드를 탑재한 채로 그저 비용 절감, 시간 절감만 생각하며 작업하다 어린이의 목숨을 짓밟았다.
▲ 어망실뭉치 원통이 굴러내려온 경로. <지도=네이버 지도>
지난 4월28일 아침 8시30분 즈음 부산시 영도구 청학동 청동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갑자기 1.5톤짜리 어망실뭉치 원통(원사롤)이 굴러떨어졌다. 대략 200미터를 굴러가다, 등교하고 있던 10세 여자 어린이 故 황예서양을 그대로 덮쳤다. 당시 예서양 포함 총 4명(30대 여성 1명+다른 초등학생 2명)이 원통의 습격을 받았는데, 예서양은 장기 파열로 심폐소생술도 필요없는 심각한 상태로 사망했고, 나머지 3명은 부상을 입었다.
 
청동초에서 6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어망제조업체 ‘남강산업사’가 위치해 있다. 2005년부터 18년간 영업을 이어왔고 직원 수 10~20명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남강산업의 설립자 70대 박경희 대표는, 그날 8시부터 회사 바로 옆 도로가 스쿨존에 원통이 가득 실린 대형 트레일러를 불법 주차시켜놓고 직접 지게차를 몰았다. 트레일러에 있는 원통들을 내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미 3개를 가로등 하나에 의지해서 차례차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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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는 언론사입니다.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 출신 30대 청년이 2021년 3월 광주로 내려와서 창간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서 겁 없이 언론사를 만들었는데요. 컨텐츠 방향성, 취재 인력, 초기 자금, 수익구조, 사무실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언론인의 자세, 이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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