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태
채희태 · 낭만백수를 꿈꾸는 교육사회학도
2023/10/11
※ ZDNET 코리아에 칼럼으로 연재했던 글입니다.
<모티링크 제공>
1920년대 미국의 재즈 공연에선 일정한 멤버를 두지 않고 주변의 연주자 중 몇몇과 단기계약을 맺고 팀을 꾸려 공연을 하는 일이 성행했다. 단기공연에 참여하는 연주자를 ‘긱(Gig)’이라 불렀다. 공연이 끝나면 팀 활동도 끝났다. 새 공연은 연주자 긱들 중 일부와 새로 팀을 구성해 진행했다. 과거 재즈 공연처럼 최근 목적한 일을 위해 초단기 계약으로 인력을 활용해 경제활동을 하는 것을 ‘긱 경제(Gig Economy)’라고 한다(김석준. 2019/8/18. “도전에 직면한 긱 경제(Gig Economy)”, 조선일보).

얼마 전 후배로부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규직을 없애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웃자고 한 말이었겠지만 유쾌한 웃음이 나오지는 않았다. 필자는 행사 이벤트 기획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CD-ROM 타이틀,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다가, 출판사와 광고회사 등을 거쳐 일반행정과 교육행정을 오가며 어공(어쩌다 공무원)을 하기도 했는데, 그 사이사이 기간이 정해져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또는 정규직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백수로 지냈던 시절이 적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정규직 노동자는 하루에 8시간씩 주 5일을 회사가 정해준 위치에서, 회사가 요구하는 노동을 하는 대가로 월급을 받는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노동의 효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기술의 발달은 노동시간 단축이 아닌 일자리 감소로만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저명한 기업인・경제학자・저널리스트・정치인 등이 매년 모여 세계 경제에 관해 토론하고 연구하는 다보스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대부분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며 세계 35억 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우려인지, 경고인지, 협박인지 모를 메시지를 보냈다.


노동의 가치는 시간에 비례할까?

지난 2017년 덴마크에 정책 연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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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백수를 꿈꾸는 프리랜서 콘텐츠, 정책 기획자, 사회 현상의 본질을 넘어 그 이면에 주목하고 싶은 兩是論者.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 저자. ZDNET 코리아에 칼럼 "IT는 포스트노멀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까" 연재. 공주대학교 평생교육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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