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천과 영등포, 변두리라는 장소성이 지닌 의미 - <녹천에는 똥이 많다> 깊이 읽기(5)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03/22
이창동, <녹천에는 똥이 많다>
소설의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녹천’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는 점에서 이 공간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소설의 주요 공간인 ‘녹천’은 현재 강북지역 노원구에 있는 1호선 ‘녹천역’ 부근과 같다. 즉, 작가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간을 소설의 배경으로 설정해 현실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다. 

서울 동북쪽 끝에 있는 노원구는 예전에 낙후된 지역이었다. 1963년에 서울시로 편입되기는 하였지만, 철거민의 이주 지역이나 군사보안지역으로 묶여 있어 여전히 도시개발 대상에서는 소외된 지역으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1982년 마들평야 일대를 택지로 개발한다는 새로운 도시계획이 구성되면서 노원지역은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서울의 인구수용 문제와 부족한 주택 공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원은 서울의 외곽 신흥 주택 단지 건설 지역으로 선정되어 대단위의 서민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농업 중심 지역으로 존재해오던 상계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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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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