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2024/08/28
점심을 먹고 동네를 산책하다 공터 벤치에 앉았습니다. 잠시 변해가는 나뭇잎의 색을 바라보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해 고개를 숙이니 팔에 모기 한 마리 앉아 있습니다. 손을 들다 가만 보니 이 녀석이 힘이 없는지 제대로 피를 빨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더니 네가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도 가만 둘 수는 없어서 평소 같으면 내려 쳤을 팔 대신 입김을 불어 날리며, “네 계절은 다 갔구나” 라며 관대한 호모 사피엔스의 대사를 날렸습니다.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며 바람에 날리는 민들레 씨처럼 휘휘 내려오는데 무심결에 팔을 긁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설마?’하는 마음은, 역시나 였습니다. 호모사피엔스의 관대함은 딱10분만에 곤충류 파리목 모기과 흰줄숲모기에 의해 바닥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바다라도 들여 놓을 만큼 넓다가도 바늘하나 들어갈 틈도 없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으니 모기에게 감사라도 해야겠지만, 그럴 마음은 손톱만큼도 들지 않았지요.
이럴 때 가장 흔하게 걸리는 것이 바로 감기인데, 한자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