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민주주의는 불가피하지만 직접성을 높이고 특권을 줄여야 한다]
현대 국가의 강역과 인구 규모, 사회 구조의 복잡성과 다양한 요구를 생각할 때, 대의민주주의는 불가피하지만 직접성을 높이고 특권을 줄여야 한다
혐오 vs 참여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언론은 여론을 왜곡하고 정당한 관심과 책임을 동시에 감소시키며, 올바른 참여, 더 선하고 지혜로운 이들의 참여를 줄이고 결국 정말로 혐오할 만한 이전투구만을 정치에 남겨 둔다.
현대 국가는 최고권력인 주권이 국민에게 있지만 이를 위임하여 세 개의 권력 기구가 나누어 국가를 통치하고 그중 통상 행정수반이 대외에 국가를 대표한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경우, 국가원수로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과 입법부를 구성하는 국회의원들, 그리고 사법부로 구성돼 있다. 삼부가 서로를 견제하고, 내부 규율 기구들도 존재한다(이를테면 감사원).
그런데 유독 언론과 국민 여론이 질타를 가하는 과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며, 이들의 공통점은 선출직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중요한 결정을 하고, 직접 책임을 위임받았기에 그들을 향한 비판은 정당하며, 필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오직 그들만이 제한된 임기를 다하고, 선거를 통해 ‘정치적 책임’일 진다는 점이다. 바로 이 때문에 이들을 향한 비판은 실효를 거둘 수 있고, 응답을 강제할 수 있다. 그들은 민주국가에서 시민에게 가장 강력한 ‘정치 자원’이다. 정치행위는 어디서건 벌어지며, 아이들의 놀이에서도 조정과 타협 과정이 벌어진다. 정치가 실패하면 부패와 협잡이 아니면 무력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가장 저열한 정치조차 최선의 폭력보다 아름답고, 무고한 희생을 줄인다.
우리가 그나마 직접성을 갖고 제어할 수 있고, 우리의 희망을 투여한다는 이유로 선출직들은 많은 비판을 달게 듣고, 들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렇게 제어하고, 그들의 불법과 비리, 부패를 감시하는 갖가지 수단이 해방 이후 계속 추가되어 왔다.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민의를 반영하는지 왜곡하는지, 심지어 위임된 권력을 남용하여 사익을 도모하는지 감시받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우리가 겪는 실망은 마침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