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주말 오후, 고소한 라떼 한 잔 사서 한강 공원이나 갈까? 공원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타려는 순간 버스 기사 아저씨의 청천벽력 같은 소리. “컵 들고 버스 타시면 안 됩니다.” 그런데 웬걸, 버스정류장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는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이 순간,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에디터 노트 서울시가 길거리 쓰레기통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거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버릴 곳이 마땅치 않아 불편하다는 민원 때문인데요. 18년 만의 정책 전환, 어떻게 봐야 할까요. 시민들의 의견
김동영(30) 무조건 찬성이야. 서울엔 쓰레기통이 너무 없어서 불편해. 여름에 테이크아웃하면 쓰레기 처리하기가 너무 불편하고, 화장실에 가면 컵 더미야. 쓰레기통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쓰레기통을 치웠다는 기사도 봤는데 냄새를 처리하는 방안으로 가야지, 그렇다고 쓰레기통을 없애는 건 군대에서 수통으로 후임을 때렸다고 수통을 몰수한 것과 같은 무식한 해법이라고 생각해.임해솔(27) 쓰레기통을 좀 더 설치해야 무단 투기 등을 자제 하지 않을까 싶어.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근처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근처에 쓰레기통이 좀 더 생겼으면 좋겠어. 특히, 버스에 탈 때 음료 등을 들고 탈 수 없으니까 버스 정류장 쪽에는 일반, 음식물(음료), 플라스틱으로 구분된 분리수거 쓰레기통이 있으면 좋겠어.김진우(25) CCTV가 많고 블랙박스 신고도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쓰레기 무단투기는 적발될 확률이 커. 오토바이 신호위반 신고(야간) 시 포상금을 주는 제도처럼, 시민에게 포상금을 주면 서로 감시하면서 생활 쓰레기를 공공 쓰레기통에 쉽게 버리지 못할 거야.김진성(27) 관리가 잘 돼야 한다는 전제하에 쓰레기통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해. 쓰레기통이 없으니까 바닥에 버리고 종량제 봉투에 쑤셔 넣어 나무 옆에 놓는 거 아냐. 다만 입구가 위로 벌어져 있는 쓰레기통보다, 입구가 좁고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 우체통 형태면 좋겠어.조민수(32) 쓰레기통이 있다면 음식물 쓰레기부터 이것저것 분리되지 않는 잡다한 것들을 다 버려서 더 최악일 듯. 버리는 입장에선 편하지만 그 외 시민들이나 정리하는 모두가 불편할 거야.최선화(41) 쓰레기통은 줄이는 게 맞다고 봐. 버리기 쉬워지면 쓰레기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이란희(27) 쓰레기통을 늘리지 말고 그냥 거리를 깨끗하게 유지하면 좋겠어. 거리가 깨끗해 보이면 버리려던 쓰레기도 도로 집에 가져갈걸. 담배꽁초도 쉽게 못 버릴 거 같아. 자기 쓰레기는 자기 집에서 버리자는 문화가 확산했으면.김지원(29)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거리 쓰레기통 비율이 너무 적어. 그래서 무단투기가 많잖아. 그나마 분리수거는 잘하니까 분류별 쓰레기통을 만들면 좋겠어.유하은(30) 지금도 거리 쓰레기통은 충분히 많아. 여름에는 거리 쓰레기통 주변 악취 때문에 진짜 코 막고 다닐 지경이거든. 바로 옆에 쓰레기통이 있어도 그냥 버리는 마당에 더 생긴다고 관리가 될지 모르겠네.박종현(28) 우리나라는 정책상 종량제로 쓰레기를 배출해서 어차피 쓰레기통을 배치할 수 있는 숫자나 위치가 제한적이잖아. 애당초 쓰레기를 버릴 공간 부족과 무단 투기가 문제 아냐? 쓰레기통을 무작정 늘릴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야. 이 사업에 특혜를 줘서 사업자들이 참여하게 만들거나 환경미화원 일자리를 늘리면 좋을 듯.윤서연(27) 쓰레기통이 미관을 더럽히진 않아. 쓰레기가 더럽히는 거지. 요즘 예쁜 쓰레기통도 많던데 제발 돈 써서 투자 좀 했으면 좋겠어.길거리 쓰레기통이 늘면 거리가 더 깨끗해질까요. 전체 쓰레기가 더 늘어나진 않을까요. 관리 문제는 없을까요. 줄였다, 늘렸다, 쓰레기 정책은 왜 제각각인 걸까요. ‘길거리 쓰레기통’에 대한 궁금증!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에게 물었습니다.
전 세계가 쓰레기 종량제를 하는 것도 아니구요. 쓰레기 종량제를 시작할 때는 쓰레기 처리 비용을 주민들에게 부담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니었어요. 그냥 적은 돈이라도 돈을 내면 쓰레기를 한번 더 생각하고 버리겠지 정도였다구요.
근데 왜 이제와서는 쓰레기 처리 비용을 주민들에게 모두 전가시키려고 하나요? 행정이 그렇게 쉬운 거예요?
쓰레기통 없는 거리가 깨끗하다는 이상한 공식.
무단투기하는 시민의 비상식.
먼저 시민의식이 더 나아져야겠고
그리고 쓰레기통이 도시미학의 또다른 포인트가 되도록 설계설치하면 이런 고민 안해도 될 듯
재밋지만 피해갈 수 없는 주제
잘 읽었어요 ^^
이번 주제 재밌다!
‘집에 있는 쓰레기를 길거리까지 싸 들고 와서 버리는 수고‘라는 말이 재밌어요. 근데 맨 마지막에 나온 것처럼 종량제 봉투 값을 올리면 길거리에 생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진 않을까요?
이번 주제 재밌다!
‘집에 있는 쓰레기를 길거리까지 싸 들고 와서 버리는 수고‘라는 말이 재밌어요. 근데 맨 마지막에 나온 것처럼 종량제 봉투 값을 올리면 길거리에 생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진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