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아에오(24)] 발달장애인의 부모는 아이의 전 생애를 책임져야한다.
2024/04/12
창업을 준비하게 돼서 관련 수업을 듣고 있다. 사업계획을 짜고 발표해보는 수업이라서 그런지 대답을 많이 끌어내는 형식으로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람은 ***를 해야 한다’라는 문장을 완성해보세요.”
강사는 평소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자신의 가치관을 써보라고 했다. 그리곤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 무엇을 썼는지 물어봤다. 어떤 분이 사람은 쓸모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고 쓸모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강사가 물었다. 다른 설명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장애인에 관한 내용이 유독 들어왔다. 장애인을 보고 쓸모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분들이 잘하는 것도 있고 또 그분들 덕분에 파생되는 산업도 있고 또 그분들을 돌보기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들도 있고 말이에요. 장애인을 저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싶어서 교재 한 귀퉁이에 적어왔다. 그분이 말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이고 공동체라는 느낌이 든다. 꼭 평균에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을 어우러질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사회일 텐데. 우리는 중간 그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고 얼마나 사람을 채근하는지 모른다.
내가 쓴 문장들을 보았다. ‘사람은 즐거워야 한다, 사람은 무례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 썼을지 모르겠으나 느린 아이를 키우다 보니 구색을 갖추기 위한 수단으로 장애인을 이용하는 것도 많이 보았고 우리 아이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너무나 무례한 사람을 많이 만나봐서 이런 문장이 완성된 것 같다. 내가 가장 분노를 하는 지점이 있는데 ‘장애인을 돌보는 나의 착한 모습’이라는 컨셉의 SNS 게시물이다. 본인은 봉사활동을 했다고 글을 올린 것이겠지만 시혜를 받아야만 하는 대상으로 장애인을 낙인찍는 것 같아서 매번 짜증이 난다. 장애인의 인권 및 복지는 사각지대가 너무 많아서 개선 시켜야 하지만 아주 사소한 것도 무조건 도와주고 베풀어줘야 할 대상은 아니다. 오히...
@케이크여왕 선생님께서 제 댓글에 상처받으신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시혜나 공동체에 대한걸 떠나서, "나는 정상인데 왜 남들을 도와야 하냐", "나는 언제나 정상이고 남들의 도움이 필요없다"라는 신념에, 대면이라면 하지 못할 말을 했습니다.
물론, 저도 언제나 항상 지금의 상태가 유지될 수 없고, 결국 언젠가는 남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제 생각이 너무 오만한것 같아 부끄럽네요.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선량한시민 국가 예산 배정을 시혜로 보시는 건가요? 아니면 장애인 국가책임제만 그렇다고 보시는 건가요?
저는 시민이 받아야 할 권리로 보고 그에 파생되는 고용창출로 봅니다. 국고로 쓰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세금을 걷어서 하는 모든 것들이 시혜적인 사업 아닐까요.
발달장애 가정의 붕괴를 막는 것이 국가가 해야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신다면 제가 생각하는 공동체의 의미와 다른 의미의 공동체를 추구하시는 듯 합니다. 저는 국가가 국민이 삶을 포기하지 않을 최소한의 것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로 발달장애 부모가 또 한 번 상처받을 것은 생각하지 못하시는 것 같아서 더 이상 답글을 달지 않겠습니다. 저한테는 선생님의 댓글이 '돈드는데 왜 내가 내는 세금으로 너희 가정을 지켜줘야하는지 이유를 말해봐'와 똑같이 들립니다.
@케이크여왕 "돕다"를 광의의 의미로 써서 착오를 일으킨것 같습니다. 글의 전반부에는 시혜보다 같이 살아야 한다고 언급되있지만, 후반부에는 결국 국가책임제등을 언급하셔서 질문드린것이랍니다. 본문의 글이 어느정도는 세금 혹은 정부의 지원으로 자폐분들도 사회에서 활동 할 수 있도록 하는것을 바라는것 같아서요.
봉사자는 봉사가 좋고 스스로 가치로움을 느끼기에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자폐아 및 그들의 가족을 위해 세금을 쓰는건 당연히 반대자들도 있을것이고, 혹은 의문을 품을수 있지 않을까요?
@선량한시민 저한테 이런 질문을 하시는 취지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서 답을 어떻게 달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글을 보면 돕는다가 아니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적혀있는데요. 저에게 물으실 것이 아니라 도와달라고 주장하는 분에게 물으시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 질문은 마치 봉사활동을 하면 수혜자는 좋은데 봉사자는 왜 봉사를 해야하나요라는 질문으로 저에게 느껴집니다.
@케이크여왕 죄송합니다. 보호자님으로 수정했습니다.
@선량한시민 글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저는 장애인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상호 호혜성이라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이 관점에서 장애보호자 분들에게 물어보고 싶은것이 있어요.
소위 비 장애인이 장애인의 삶을 도와준다고 하면 장애인은 얻는 것이 있어보입니다. 그런데, 비 장애인은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직설적으로 어떠한 동기로 그들을 도와야 하나요? (국가책임제는 본질적으로 세금을 그들에 지원하는 것이기에, 세금지원으로 일반인들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묻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