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세계적인 사이버 감시도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3/05/25
  • 에바 티에보 l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특파원


스파이 산업의 중심
지난 20여 년, 아랍에미리트는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에 주력했다. 오늘날에는 관련 기술을 수출할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우리의 역사>, 2012 - 아메드 세이버

택시기사의 휴대폰이 울린다. 우리는 4차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아랍에미리트의 수도이자 보수적이고 부유한 도시 아부다비, 그리고 국제무역 중심지이자 관광지인 두바이를 연결하는 도로다. 곧 우리의 휴대폰도 울리기 시작했다. 방금 전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다는 메시지가 온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택시기사도, 우리도 재난경보 서비스에 가입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사고는 도로 반대편 차선에서 일어났다. ​이 재난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은, 매월 1인 평균 인터넷 데이터 소비량이 18GB인 세계 최대 인터넷 소비국, 아랍에미리트 국민의 삶에 ‘안전과 평화를 보장하고자’ 지속적인 디지털 통제가 있다는 의미다.(1)
​“아랍에미리트인의 삶에 인터넷은 깊이 들어와 있다. 선도적인 첨단기술국가로 자부하는 아랍에미리트의 국민들은 ‘스마트시티’라 불리는 도시 간 연결망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생활 편의시설 등을 자랑스러워한다. 이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기고, 정보로 수집된다.”
 
“휴대폰을 꺼도 안전하지 않아요”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에서 사이버 안전문제를 연구하는 학자 제임스 샤이레스는 이같이 지적했다. 통제는 에미리트인들에게 불가피한 일이 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수많은 지정학적인 위험에 노출된 나라에서 그런 통제가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은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줬고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었다. 그러니 국민들은, 사생활에 대한 권리를 어느 정도 양보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다”라고 아랍에미리트 대학의 압둘칼렉 압둘라 교수는 말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인구 1,000만 이하의 소규모 국가다(2023년 통계청, UN, 대만통계청 기준 인구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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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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