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하는 우리(feat. 프랑스 연금개혁)

정담아
정담아 · 읽고 쓰고 나누고픈 사람
2023/03/28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해. 우리 정부에서도 곧 예고를 앞둔 개혁이라서 일까. 국제 뉴스에서 어두운 나도 유독 이 문제만큼은 관심이 가더라. 무엇보다 우리와 조금은 다른 문화와 시각의 차이가 꽤나 신선했어.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볼까 해.
이미지 출처 unsplash
1. 프랑스 국민이 화가 난 이유

프랑스 연금 개혁안의 핵심은 현재 62세인 법정 정년 나이를 64세로 올린다는 거야. 연금은 노동하는 동안 내고, 은퇴 후에 수령하는 거니까 당연히 연금을 내는 기간은 2년 늘어나고, 연금을 받는 기간은 그만큼 줄어드는 거지. 그래서 프랑스 국민들은 화가 났어. 아니, 내가 평생 뼈 빠지게 일했는데 더 일을 하라고?! 못하겠다! 이러는 거지. 근데 조금 신기했어. 우리나라는 정년 연장에 대해서 이야기하잖아. 사실 우리 부모님만 봐도 그래.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시거든. 그런데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화가 났다고? 나는 사실 그 점이 조금 신기했어.

나는 우리 부모님의 입장과 늘 다르다고 생각했어. '일할 수 있어서 (고용주에게) 감사하다'는 부모님의 말을 들으면, 그들도 내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로 필요에 의해 맺은 계약이니, 굳이 따지자면 '서로에게 감사한 관계'라고 말을 했고,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에는 '일 안 하면 더 행복하겠다'고 생각했지. 물론 교과서에서 '일'은 자아 성취의 수단이라고도 나오지만 대부분 우리의 삶에서 '일'은 그저 생계수단일 뿐이니 '일'은 내 생에서 희미할수록 좋은 거 아니겠니. 그럼에도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한국 사람이기에 프랑스인들의 사고와 반응이 신기했던 것 같아.

사실 프랑스의 법정 정년은 독일(현 65살7개월에서 67살로 상향 중), 이탈리아(67살), 영국(66살)과 비교했을 때 같은 유럽 내에서도 이른 편이거든. 심지어 정년 나이를 좀 늦추는 안이 통과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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