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의 기계여자 #3333
어젠 응급실 당직이었습니다. 흔히 응급실에 상주하는 당직을 상상하는데 그건 응급의학과에서 하는 것이고, 그 외 각 진료과는 응급의학과의 호출/노티(notification)을 받아 환자를 진료합니다. 보통 다른 과는 한 명의 당직이 병동과 응급실을 함께 커버하지만, (슬의생에 나온 것처럼 외과 파트는 대체로 병동과 응급실을 가리지 않고 진료하죠) 내과같이 응급실 환자를 많이 받아야 하는 과는 별도로 대체로 응급실 당직이 따로 있습니다.
저희병원의 응급실에서 각 과 당직의사를 호출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고, 이 3가지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됩니다. 휴대폰 문자메시지, 원내 메신저, 그리고 #3333 이 발신자로 찍히는 자동음성입니다. 전화를 받으면 등록번호 몇 번 무슨 환자가 응급실 몇 구역에 있고, 선생님에게 이 환자가 의뢰되었습니다, 하는 기계음성이 나옵니다.
저희병원의 응급실에서 각 과 당직의사를 호출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고, 이 3가지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됩니다. 휴대폰 문자메시지, 원내 메신저, 그리고 #3333 이 발신자로 찍히는 자동음성입니다. 전화를 받으면 등록번호 몇 번 무슨 환자가 응급실 몇 구역에 있고, 선생님에게 이 환자가 의뢰되었습니다, 하는 기계음성이 나옵니다.
전공의들이 사직한 이후 이 콜을 처음 받은 것은 어느 날 아침, 출근길이었습니다. 운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연결된 스피커로 전화를 받아보니, 어떤 여자가 계속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라고 간절히 몇 번이나 외쳐도 여자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단조로운 톤으로 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등록번호 XXXXXXXX,...
"등록번호 XXXXXXX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