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부대>: 빛나는 꼴등의 서사

2024/01/23
<강철부대>를 열심히 보는 중이다. 순간을 반복하며 영상을 길게 만든 탓에 조금씩 넘겨가며 흐름만 파악하는 셈이지만, 시간을 들여 시청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생각보다 재미있다. 어느 순간부터 마음 속으로 응원하는 부대가 생기고, 이뻐보이는 대원이 생겼다. (HID 이겨라!)

남성들의 허세가 넘치고, 근육을 과시하고, 땀 냄새 나는 이런 프로그램을 내가 시청하게 될 줄이야. 남성성이 세상의 법칙인 양 내세우는 모습은 일부러라도 외면할 줄 알았다. 그와 반대로, 강인한 여성 집단이 나오는 <사이렌: 불의 섬>은 무조건 시청하겠다 다짐했는데, 첫 화를 보고 멈춘 상태다. 이 멋진 언니들이 서로 싸우는 걸 지켜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예고편에서 비춰지는 이들의 견제와 다툼에 벌써 마음이 아팠기 때문에. 그러는 사이에 <강철부대>를 감상해버렸다. 누가 떨어지든 말든, 싸우든 말든 너무 마음이 편한 나머지 쉽게 시작하고 끝냈다. 너무 진심이면 오히려 지켜보기 어렵다. 나는 진심이 되면 너무 큰 마음을 쏟아주나 봐. 그래도 <강철부대>를 봤으니 <사이렌: 불의 섬>도 더 이상 미룰 순 없다.

<강철부대>를 감상하는 시간은 싫기도 하고 좋기도 했다. 일단 힘의 규칙으로 모든 걸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지겨웠다. 아니, 불편했다. 7명이서 4명을 탈락시켜야 하는 참호격투에서 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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