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최저선(care minimum)을 상상하자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국민 최저선(national minimum)은 인간다운 삶을 약속한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에게 인간다운 삶은 여전히 멀다. 가난을 철저히 증명하지 못하면 엄격한 재산 조사와 과도한 소득환산으로 인해서 수급자가 될 수 없다. 붕괴된 가족관계를 철저히 증명하지 못하면 부양의무자기준에 막혀 수급자가 될 수 없다. 수급 자격을 얻더라도 근로 조건부이므로 자활에 나서야 한다. 몸이 아파도 근로 능력을 상실했음을 철저히 증명해야 수급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생계급여 수급액은 기준중위소득에 한참 미치지 못하여 인간적인 삶은 어림도 없고 겨우 먹고만 살 수 있다. 여전히 ‘수급자가 되기도 어렵고 수급자로 살기도 어렵다.’
엄격한 공공부조인 한국의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안전망으로서 작용하기보다는 가난한 사람을 평가하고 규제하고 수급자격 박탈로서 징벌한다. 이에 대응해 수급 당사자와 반빈곤 운동가들은 재산기준과 소득공제 확대를 외치고,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라 외치고, 생계급여 보장수준을 인상하라 외친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엄격함에 대응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소득보장을 강화하여 가난한 사람의 사회권을 보장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