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택시기사다 2

임현준 · 인천의 개인택시기사
2023/03/19
나는 택시기사다.

법인택시 기사시절 같은 회사를 다니다가, 지금은 나처럼 개인택시를 하는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열이 뻗쳤는지 쉴새없이 상황을 설명하며 말한다.

"어째 좁은 골목골목까지 올라가게 호출하더니 출발지에 안보일 때부터 느낌이 안 좋았어..
도착지 보니 기본요금 거리인데 전화하니까 곧 나간다고 하고 5분이나 지나 나온 것 까지는 그냥 참아 넘겼는데, 맘충이년이 애새끼들 셋을 데리고 나오는데 가슴이 턱 막히더라.

하나는 세네살쯤, 하나는 아장아장 걷고, 하나는 품에 안았어.

아니나 달라.
뒤에서 한놈은 내 등받이를 발로 차대고, 한놈은 신발 신은 발로 시트에 올라서서 위태위태 뛰고..
도데체 엄마라는 사람이 아무말 않고 가만히 있는 거야.

도착지도 주차된 차들때매 차한대 지나가기 빠듯한 골목 올라가는데 하도 정신이 사나워서 제발 아이들 좀 붙잡으라니까 오히려 기분나쁜 티를 팍팍 내는거야.

아이고야 저거 애들은 안붙잡으면서 내리면 핸드폰 붙들고 별점테러 장난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에 잠깐 아득해졌는데..
그 와중에 차가 내려와서 오른쪽으로 꺽어 들어가다 툭 튀어나온 담장 콩크리트에 문짝 긁었다. 씨발.

아아.. 그 맘충이년..
어떡하냐고 인사도 없이 뒤도 안보고 가버렸다.
덴트집 갔더니 18만원 달래.
차 맡기고 집에 간다.
씨팔 내 성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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