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도시, 서울』에 드러난 저널리즘의 가능성

김다움
김다움 · 게을러요
2023/10/16
『착취도시, 서울』은 르포다. 치밀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끈질기게 추적한다. 지난한 취재는 읽기만 해도 피곤하다. 폭력적인 현실에 화도 치민다. 그러나 이혜미 기자는 균형을 잡는다. 문체엔 분노가 서리지만, 속단하지 않는다. 기자는 끊임없이 사실을 추적해 '지옥고 아래 쪽방'을 써낸다. 완성된 기사는 차가울 정도로 객관적이다. 객관적이라서, 아프다. 당연한 현실은 결코 당연한 세상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임대 사업자가 폭리를 취한다고 어렴풋이 알았는데, 정말 어렴풋이 알았다. 너무나도 흔한 현실에 단 한 번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월 20만원 고시원이나 월 30 '신쪽방'이나, 가능한 주거지라고 생각했다. 나름대로 합리적이라고 여겼다. 가난한 대학생에겐 저렴한 가격만이 보였다. 그리고 가격조차 제대로 못 봤다. 평당 월세로 환산하면, 강남 아파트보다 동자동 쪽방이 더 비싸다. 어떻게 이걸 모를 수 있었을까. 물론 보증금은 적지만, 과연 이게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일까? 프레임을 전환한 한국일보가 정말 고맙다.
한국일보
기획으로나 내용으로나 형식으로나, 명백하게 훌륭한 르포다. 다만 이론적으로는 반박이 가능하다. 『착취도시, 서울』의 문체는 상당히 폭력적이다. 수식어가 많고, 대조문과 비유법이 문학처럼 쓰인다. 때로 비문이 있고, 뉴스 기사라기엔 어색한 문장도 많다. 읽기에 따라 르포보단 호소문에 가까울 수 있다. 이는 아래의 문장에서 잘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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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언론을 전공하는데, 그다지 전문적이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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