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박지선 · 페미니스트. 캣맘. 탈가정 청년
2023/06/30
[글쓰는 선-페미는 정신병]
   
   
사진촬영: 본인. 우리동네 나랑 친한 고양이. 공원에 사는 대장 코봉이. 코봉이와 악수를 하는 장면. 언젠가 내 정신병과 다정하게 악수할 수 있을까?

# HAPPY BIRTHDAY TO YOU
   
 한 바퀴 돌았구나. 결국에는 생일이 다가왔다. 힘든 6월 21일을 보낼 것 같았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평범한 하루의 일상이었다. 6월 20일에 친구들과 함께 1박 2일로 여행을 갔다. 돌아오는 날 저녁에는 요가를 하러갔다. 
 “HAPPY BIRTHDAY TO YOU”, “생일 축하해” 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들을 수 있을까? 이번 생일은 정말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다. 지금 회사에서는 처음 맞는 생일이 되기 전, 옆 자리 동료가 “동료들에게 편지를 받고 싶냐?” 고 물었고 나는 “아니”라고 답했다. 동료는 입사 후 첫 생일이니 편지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결국 알았다고 답했다. 
 6월 22일에 나의 생일과 다른 팀 동료의 생일을 축하하는 축하파티를 가볍게 했다. 생일축하 노래를 듣고 싶냐는 질문에 나는 "아니"라고 답했고 다른팀 동료는 듣고 싶다고 했다. 나는 생일축하 노래를 거절했기에 그 동료에게만 불러줄 줄 알았는데 한 동료가 왜 안 듣고 싶냐고 물었고 나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결국 00의 생일을 축하 합니다~에 나의 이름도 들어가게 되었다. 
  “생일 축하해”라는 말은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생일을 왜 축하해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질문은  낯설기도 하고 불편함을 줄 수도 있고 당황스러움을 줄 수도 있는 질문이다. 상대가 생일을 축하받길 원하는지, 축하받는 것을 원치 않을지에 대해서도 잘 상상하지 않는 듯하다. 당연히 축하받길 원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사회적으로 훈련된 것일까? 문화적으로 훈련된 것일까? 본능인 것일까? 
 축하를 해 주는 사람의 마음은 고맙지만 그와 별개로 생일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거나 살아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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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려요. 글을 써요. 동네 고양이들 밥을 챙겨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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