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플래닛 999>와 중국 문제
2021/10/31
10월 22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이돌 서바이벌의 명가 CJ Mnet에서 주최한 <걸스플래닛 999>가 막을 내렸습니다. 8월부터 시작하여 약 2개월에 걸치는 여정 동안 노력한 99명의 참가자들 중 9명이 선출되어 Kep1er(이하 케플러)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상당한 이목을 끌었던 <프로듀스 101>이나 <프로듀스 48>에 비하면 걸스플래닛은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같은 기간 엠넷에서 방영했던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가 훨씬 더 큰 인기를 얻었죠. <프로듀스 48>과 그를 통해 탄생한 걸그룹 아이즈원의 조작 논란이 여전히 시청자들로 하여금 엠넷을 불신하게 만든 큰 이유였고, 프로그램의 자극성을 어느 수준으로 맞춰야할지를 둘러싸고 갈팡질팡했던 기획도 부진의 한 원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프로듀스 48>처럼 정말 ‘매운 맛’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 많은 시청자들이 피로함을 표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또 ‘슴슴한 맛’으로 가자니 딱히 보는 맛이 나지는 않는 그런 진퇴양난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걸스플래닛 999>에 대해 조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런 사항은 별 문제도 아니었던 것을 아실 겁니다. 걸스플래닛의 진짜 문제는,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테마를 훨씬 넘어선, 국제정치까지 닿아 있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왜냐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99명의 참가자들은 한, 중, 일 3개국에서 각각 33명씩 왔기 때문입니다. 이미 대중문화를 국가 간 갈등과 자존심 싸움의 수준으로 승격시킨 한류에서, 서로 가장 으르렁 댈 동아시아 삼국을 섞어놓겠다니, ‘이쪽 판’을 조금 아는 사람들은 사전 기획이 떴을 때부터 깜짝 놀랐습니다. “이거 어떻게 감당하려는 거지?”
실제로 프로그램 시작 전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국 케이팝 팬들은 중국 측 참가자 중에서, 이전에 웨이보 등지에 "신장목화 지지", "남중국해 판결 항의", "하나의 중국 지지", 심지어 "항미원조 기념"까지 올려놓은 참가자들을 색출했습니다. 이런 서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