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규의 말줄임표 | 낭만이 자본을 이겼다!, <슈퍼리그: 축구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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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9
2021년 4월 18일, 유럽 최고의 클럽들만 참여하는 리그를 만들겠다는 ‘슈퍼리그 계획’이 발표됐다. 유럽의 3대 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영국)와 라리가(스페인), 세리에A(이탈리아)의 빅클럽 12곳끼리만 경쟁하는 초국적 리그를 열겠단 거다.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이 60억 달러를 투자하고, 기업가 구단주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축구계에서는 세상이 뒤집히는 사건이었다. 곧장 전세계의 축구팬들이 들고 일어났다. 서로 물어뜯고 싸우던 팬들이 같은 곳에서 같은 구호를 외쳤다. 계획 발표 3일 뒤인 2021년 4월 21일, 참가하기로 했던 9개 구단이 참가를 철회했다. 3개 구단끼리 리그를 열 순 없었다. ‘슈퍼리그 계획’은 중단됐다. 낭만이 자본을 이기는 대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얼마 전 왓챠에 공개됐다. <슈퍼리그, 축구의 종말>(2022)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축구의 종말’이라. 3일짜리 해프닝에 대해서 너무 과한 얘기 아닌가 싶었는데, 또 막상 보고 나면 별로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유럽의 축구 팬들은 슈퍼리그 창설 시도가 100년 넘게 쌓아온 프로축구의 역사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믿었다. 다큐멘터리는 계획 발표부터 사실상 중단까지 3일간의 이야기를 슈퍼리그에 반대하는 팬들과 축구인들의 입장에서 따라간다. 스토리라인은 명확하다. ‘자본의 탐욕’을 ‘축구에 대한 신념’이 이기는 이야기다.
https://youtu.be/LViQIPrISUE
슈퍼리그는 왜 ‘자본의 탐욕’이었나.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승강제’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축구를 너무나 사랑하는 유럽답게, 각 지역마다 지역 연고의 클럽이 무지 많다. 영국의 경우 런던에만 17개 팀이 있단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의 각 자치구마다 축구팀이 하나씩 있는 꼴이다. 이렇게 많은 팀이 참여하다보니 리그를 여러 개로 나눴다. 최상위 1부 리그부터 저 아래 21부 리그까지, 각 리그마다 20~24개 팀이 참여한다. 

이 중 프로(5부는 세미프로)에 해당하는 리그가 1~5부까지다. 이 리그들은 매년 시즌 결과를 바탕으로 최하위 3개 팀은 하부리그로 강등을, 최상위 3개 팀은 상부리그로 승격을 하게 된다. 5부리그 팀이 우승을 거듭하면 1부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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