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05/23
요즘 부쩍 봉하마을이 가고 싶어요. 십 년 전에 몇 번 다녀오고 통 가지를 못했네요.

수많은 인파를 피해 기일 며칠 전에 봉하마을을 갔었어요. 노란 리본이 줄줄이 달린 길을 따라 부엉이 바위까지 올랐었죠. 그 바위에 올라 아저씨의 마음을 짐작해보려 했던 것인데, 새삼 저는 다른 것에 놀라고 말았어요. 일년 중 이 무렵 자연은 황홀 그 자체였더라고요. 봄바람을 타고 나무마다 새로 돋아난 연둣빛 잎들이 점점 짙은 초록을 향해가는, 적당한 온도와 살짝 건조한 습도, 따스한 햇살과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까지. 그 바위 위에 서서 마주한 자연은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어요. 그 순간 깨달았어요. 이렇게 숨막히는 자연을 앞에 두고 몸을 던졌구나, 던질 수밖에 없었구나. 그때야 눈물이 차올랐던 기억.

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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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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