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의 다정함이란

한연화
한연화 · 미친 세상을 사는 아스퍼거 ADHD인
2023/10/04
사실, 큰아빠 이야기를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애써 묻어두고 괜찮다 여겼던 일들이 사실은 전혀 괜찮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제는 큰아빠가 내게 한 일이 학대임을 알고, 큰아빠가 그저 나를 자기의 인생 대용품으로 여기고 자기의 실패한 인생을 투사했음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괜찮다고, 다 지난 일이라고 여겨왔다. 안으로 곪아있든 어쨌든 겉으로 보기에 큰아빠와 나는 화해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표면적으로는 좋은 큰아빠와 조카 사이를 유지하고 있고, 어쩌면 나는 그 위장된 평화를 깨뜨리는 것이 두려워 그동안 큰아빠에 대한 나의 감정을, 그리고 큰아빠가 내게 했던 일들을, 더 나아가 큰아빠와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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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와 학교폭력 등을 겪고 살아온 아스퍼거 ADHD인입니다. 남들 하는 걸 못해 세상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하고 살고 있으나 어떻게든 적응 중입니다. 가족, 특히 큰아빠에 대한 트라우마와 어린 시절, 그리고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에 대한 트라우마는 현재 마주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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