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과학 이야기 11 리플리 증후군? 사기꾼 증후군

박재용
박재용 인증된 계정 · 전업 작가입니다.
2024/03/16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재벌의 숨겨진 아들이라며 유명인들과 친해지고, 그들을 내세워 사기를 친 사람이 잡혔다고 가정하죠. 뉴스에서 그가 자신의 거짓말을 진짜라고 믿으며 그래서 아주 천연덕스럽게 행동했다고 전합니다. 또 다른 이는 자신이 신이 이땅에 내린 구세주라며 자신이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하면 아무리 중한 병자라도 낫는다고 주장했다고 가정하죠. 다른 뉴스에서 그가 자신의 거짓말을 진짜라 믿었고, 그를 따르던 사람도 자연히 그 거짓말을 진실로 받아들였다고 전합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한 거짓말을 진짜라 믿는 것을 흔히들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거짓말을 해놓고 믿는 일종의 병이라 여기는 것이죠. 그런데 정말 이런 병이 있는 걸까요? 시실 그런 병은 없습니다. 그냥 사기꾼이죠. 
   
리플리 증후군이란 명칭은 1955년 발표된 프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The Talented Mr. Ripley’를 각색해서 만든 영화 ‘태양은 가득히’가 히트하면서 붙었습니다. 소설이자 영화의 주인공인 리플리는 부자인 고등학교 동창을 죽이고 그 사람 행세를 합니다. 그리고 1999년 ‘리플리’란 이름의 영화로 다시 제작되어 개봉합니다. 
   
그런데 아시나요? 정신의학회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미국 성진의학회에서 출판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에는 아예 리플리 증후군은 없고 그에 해당하는 질병 또한 나와있지 않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자신의 거짓말을 정말로 믿는 증세’는 정신의학에는 아예 없다...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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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곳,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불평등한 선진국',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통계 이야기',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 VS 과학' 등 20여 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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