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8
여성혐오단어 '설거지론'은 '처녀' 숭배에서 출발했으며, 결혼의 억울함이니 사랑이니 나중에 갖다붙인 것은 이 혐오단어를 널리 퍼트리기 위한 전략이었고 그 전략은 (그래프로 보이듯이) 잘 먹혔다. 사랑으로 덮어씌워도 여성을 상품취급하는 건 바뀌지 않는다. 여성은 처녀여야 하고, 남편에게 사랑을 바쳐야 하고, 그렇지 않은 하자품을 구매한 남자는 호구. 남자는? 남자의 동정남 여부가 이야기되지조차 않듯이 남자가 여성에게 사랑을 주는지 여부는 이야기되지도 않는다. 그들의 뇌 속에서 남자는 사람이고 여자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성혐오적 인식과 펨코, 야갤, 엠팍(본문의 조사 대상 사이트)에서 여성을 어떻게 성희롱하고 공격하고 불법여성착취물을 소비하고 때로는 생산하는가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불법촬영 범죄가 한국에서 유독 심한 것도 연결되어있다.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여성은 물건이고, 그 물건을 불법촬영을 이용해 상품화해서 이득을 취하겠다는 인식과도 연결되어 있다. 물론 모든 저 사이트들 이용자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 내부에서 '설거지론'이나 '퐁퐁남'이라는 단어 자체를 비웃거나 거부하는 남성들이 유의미하게 있었다.
그 단어에 반발한 일부 남성들이 성인지감수성이 높아서라기보다는, 이번에는 다른 혐오 흐름들과 달리 혐오단어의 대상이 여자뿐 아니라 기혼 남자도 대상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각종 여성혐오단어는 커뮤니티 주류 정서이니 넘겨왔지만, 이번엔 남자까지 욕하니까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그 일부 남성들이 남초커뮤니티 내부에서 지적하자 "아니거든? '처녀'를 원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원하는 거거든?"이라며 덮어씌우고 혐오단어를 계속 퍼날랐다. 그렇게, 일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그 혐오단어는 온갖 익명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졌다. 남초 커뮤니티들이 자정능력을 완전히 상실했음을 드러내는 사건이다. 여성혐오 주장 확대재생산과 확증편향에 가득찬 집단반지성주의자들의 보고인 '나무위키'에서는 그 어원을 어떻게든 숨기려고 이 혐오...
이러한 여성혐오적 인식과 펨코, 야갤, 엠팍(본문의 조사 대상 사이트)에서 여성을 어떻게 성희롱하고 공격하고 불법여성착취물을 소비하고 때로는 생산하는가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불법촬영 범죄가 한국에서 유독 심한 것도 연결되어있다.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여성은 물건이고, 그 물건을 불법촬영을 이용해 상품화해서 이득을 취하겠다는 인식과도 연결되어 있다. 물론 모든 저 사이트들 이용자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 내부에서 '설거지론'이나 '퐁퐁남'이라는 단어 자체를 비웃거나 거부하는 남성들이 유의미하게 있었다.
그 단어에 반발한 일부 남성들이 성인지감수성이 높아서라기보다는, 이번에는 다른 혐오 흐름들과 달리 혐오단어의 대상이 여자뿐 아니라 기혼 남자도 대상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각종 여성혐오단어는 커뮤니티 주류 정서이니 넘겨왔지만, 이번엔 남자까지 욕하니까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그 일부 남성들이 남초커뮤니티 내부에서 지적하자 "아니거든? '처녀'를 원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원하는 거거든?"이라며 덮어씌우고 혐오단어를 계속 퍼날랐다. 그렇게, 일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그 혐오단어는 온갖 익명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졌다. 남초 커뮤니티들이 자정능력을 완전히 상실했음을 드러내는 사건이다. 여성혐오 주장 확대재생산과 확증편향에 가득찬 집단반지성주의자들의 보고인 '나무위키'에서는 그 어원을 어떻게든 숨기려고 이 혐오...
글과 댓글을 읽으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듭니다만, 범인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개인에게 많은 짐을 지우는 국가와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가부장제 탓이라 짧게 남기고 갑니다.
청설모 님께, 댓글에 공감합니다. 여성혐오자들이 혐오단어를 사용하는 구실에 집중해주는 것은 혐오를 재생산하고 결국 강화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혐오적 커뮤니티에서 여성혐오적 단어를 생산하고 이걸 커뮤니티 밖에 내보낼 수 있을 정도로 포장하는 전략과 그 전략이 먹힌 것까지...이 모든 과정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혐오가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김민준 님께, 댓글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천관율 기자님의 본문이 정당화 시도는 아니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분석은 필요하겠지만, 이런 여성혐오가 증폭되고 마치 담론인 것처럼 주목받게 된 현상에 대해서 비판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사 대상인 남초사이트들이 얼마나 여성혐오가 팽배한 곳인지, 그들이 과연 남성을 대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맥락이 빠져있는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저도 해당 기사를 읽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저한테는 그냥 혐오일 뿐이고 분석하고 싶지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대상이거든요. 그런 이야기가 어떤 형태로든 재생산 되는 걸 그냥 읽고 싶지가 않네요. 비판하는 입장이든 뭐든 여성의 입장에서는 불편하게 읽히는 글인 것 같아요.
저는 설거지론이 '론'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혐오발화라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비세님이 지적해주신 부분에 대해서도 동의합니다만, 설거지론이라는 단어가 언론에도 등장할 만큼 이렇게 큰 사회현상으로 비쳐지게 될 줄은 저는 몰랐습니다. 아아 커뮤니티를 기사화하는게 직업인 그들을 제가 너무 과소평가했던 걸까요(...) 아무튼 저는 이게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드러나있는 만큼, 그것을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그 자체로 그들에게 마이크와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은 아니라고 저는 봅니다. 일단 설거지론의 근간에 여성혐오가 있다고도 천 에디터가 적으셨고, 그것이 남성들의 억울함을 화풀이하는 용도로 사용되어도 우리가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전달하려고 했던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덧붙여, 저는 이 글의 독자가 설거지론을 옹호하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설거지론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짜증이 나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데 자신의 이 감정을 어떻게 언어화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 안에서만 지지고 볶고 노는 하나의 문화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쯤은 돌아봐야 하는 하나의 사회현상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말이죠.
저도 해당 기사를 읽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저한테는 그냥 혐오일 뿐이고 분석하고 싶지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대상이거든요. 그런 이야기가 어떤 형태로든 재생산 되는 걸 그냥 읽고 싶지가 않네요. 비판하는 입장이든 뭐든 여성의 입장에서는 불편하게 읽히는 글인 것 같아요.
저는 설거지론이 '론'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혐오발화라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비세님이 지적해주신 부분에 대해서도 동의합니다만, 설거지론이라는 단어가 언론에도 등장할 만큼 이렇게 큰 사회현상으로 비쳐지게 될 줄은 저는 몰랐습니다. 아아 커뮤니티를 기사화하는게 직업인 그들을 제가 너무 과소평가했던 걸까요(...) 아무튼 저는 이게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드러나있는 만큼, 그것을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그 자체로 그들에게 마이크와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은 아니라고 저는 봅니다. 일단 설거지론의 근간에 여성혐오가 있다고도 천 에디터가 적으셨고, 그것이 남성들의 억울함을 화풀이하는 용도로 사용되어도 우리가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전달하려고 했던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덧붙여, 저는 이 글의 독자가 설거지론을 옹호하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설거지론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짜증이 나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데 자신의 이 감정을 어떻게 언어화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 안에서만 지지고 볶고 노는 하나의 문화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쯤은 돌아봐야 하는 하나의 사회현상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말이죠.
청설모 님께, 댓글에 공감합니다. 여성혐오자들이 혐오단어를 사용하는 구실에 집중해주는 것은 혐오를 재생산하고 결국 강화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혐오적 커뮤니티에서 여성혐오적 단어를 생산하고 이걸 커뮤니티 밖에 내보낼 수 있을 정도로 포장하는 전략과 그 전략이 먹힌 것까지...이 모든 과정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혐오가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김민준 님께, 댓글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천관율 기자님의 본문이 정당화 시도는 아니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분석은 필요하겠지만, 이런 여성혐오가 증폭되고 마치 담론인 것처럼 주목받게 된 현상에 대해서 비판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사 대상인 남초사이트들이 얼마나 여성혐오가 팽배한 곳인지, 그들이 과연 남성을 대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맥락이 빠져있는 부분이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