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태
채희태 · 낭만백수를 꿈꾸는 교육사회학도
2023/09/23
※ ZD넷 코리아에 칼럼으로 연재했던 글입니다

포스트 노멀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동기 부여에 이어 이번 연재부터는 디지털 리더십에 관해 다루어 보겠다. 얼마 전 임홍택의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 병맛으로 무장된 90년대 생들이 본격적인 경제활동의 중심으로 떠오르며 여기저기에서 세대 간의 낯선 충돌이 발생하게 되었고, 아마도 그 충돌을 설명하거나 해소해야 하는 사회적 요구가 책의 흥행을 이끌었을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다이나믹한 세상의 변화 속에서 다른 경험을 한 다양한 생각의 사람들이 한 시대를 공유하며 살고 있다. 그 다른 경험들이 서로 평등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대립하는 지역 감정을 경험했다.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립과 갈등이 완벽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핵심 갈등이 지역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빠른 경제 성장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에 노출되면서 지역과 지역을 나누었던 구분이 국가의 경계 밖으로 이동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002년 붉은 옷을 입고 서로 다른 지역의 국민들이 한데 어우러진 경험도 지역감정 해소에 적지 않게 기여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갈등과 대립이 신념의 문제에서 삶의 문제로 이동했다. 먹고 살기 위해서라면 지역 감정 따위 가슴속에 묻어두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세상은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입시를 중심으로 공정성 논란이 수면 위로 떠 오르게 된 이유는 불공정과 관련한 팩트가 다양한 데이터로 생산되고, 가공되고, 확산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미투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1만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부장제에 저항할 수 있는 이유는 데이터 접근 능력이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근육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코로나로 인해 빠르게 비대면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적응 능력은 디지털을 대하는 다른 태...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낭만백수를 꿈꾸는 프리랜서 콘텐츠, 정책 기획자, 사회 현상의 본질을 넘어 그 이면에 주목하고 싶은 兩是論者.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 저자. ZDNET 코리아에 칼럼 "IT는 포스트노멀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까" 연재. 공주대학교 평생교육 박사과정 수료
57
팔로워 59
팔로잉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