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당, 건강한 공론장을 향해

김민재
김민재 · 사회학 연구자, 활동가
2024/07/06
* 이 글은 필자가 2024년 7월 5일자 매일일보 19면에 기고한 글 <민주당은 건강한 공론장인가>를 발전시킨 것임을 밝힙니다.

정당이 건강해야 민주주의가 발전한다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는 건 모두가 안다. 그러나 우리 중에서 민주주의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 말은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교수인 정치학자 얀-베르너 뮐러(Jan-Werner Müller)의 『민주주의 공부』(원제: Democracy Rules)에 등장하는 첫 문장이다. 민주주의, 특히 포퓰리즘에 대해 연구해온 그는 이 책에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은 오늘날, 건강한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가짜 민주주의’와 ‘진짜 민주주의’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뮐러는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작동하기 위해선 ‘매개 기구’, 즉 정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뮐러뿐만 아니라 현대의 많은 정치학자들이 강조해 온 것처럼, 정당은 비슷한 정치적 노선을 지닌 이들이 모여 만든 자발적인 결사체로,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고 정치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한다. 그 과정에서 시민을 설득하고 사회적인 토론을 촉진하는 역할 또한 담당한다. 그렇기에 정당은 민주주의 사회의 담지자라 할 수 있다.

  정당이 건강해야 민주주의가 발전한다. 건강한 민주주의의 요소에는 주기적으로 치러지는 선거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당은 당장 눈 앞의 권력을 획득하는 것에 그치면 안 된다. 정당은 그들 스스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민주적 태도를 지녀야 한다. 그러한 민주적 태도를 기반으로 그렇게 할 때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가능한, 건강한 공론장이 될 수 있다.

당원을 대리하기만 하면 민주적인 정당인가

  오늘날 한국의 정당들은 건강한가? 특히 21대와 22대 국회에서 원내 1당의 지위를 가진  더...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후 정당에서 글 쓰는 일을 했고, 현재 사회학과에서 공부하며 시민사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치사회학, 특히 민주주의, 정당, 정치행위자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현장에서 얻은 화두를 학문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1
팔로워 4
팔로잉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