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B가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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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 Gwan Kim · KBC 꿈꾸는 고래 PD
2021/10/18
손학규의 '저녁이 있는 삶'은 역대급 대선 구호였다.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나에게 한 줄기 희망이었고, 상상만으로도 달콤한 인생을 꿈꾸게 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선언처럼 느껴졌다.

어찌됐든 '저녁이 있는 삶'은 우리 사회 모두가 공유하는 목표가 되었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가 시간은 큰 차이가 없다. 
평일 기준 4시간 안팎. 

다만, 코로나 19 등의 영향으로 업무 시간으로 잡히지 않던 회식, 모임 등 비공식적 업무가 
줄어들면서 체감 여가 시간은 조금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선거에서 '저녁이 있는 삶'만큼 감동적인 구호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와 유사한 논의들이 아주 없는 건 아닌데, 저녁이 있는 삶의 시즌 2랄까. 

저녁이 있는 삶의 next 버전으로, '플랜 B가 있는 삶'을 제안하고 싶다. 

플랜 B란, 돈을 받고 일하는 주 업무 말고 취미 또는 부업으로 하는 일 등을 말한다.

이를테면, 춤을 잘 추는 주무관, 아마추어 역도 선수를 겸하는 음식점 주인, RC카를 수집하는 직장인 등이 플랜 B가 있는 삶을 사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잡, 부업, 알바도 플랜B이다.)

그 밖에도 캠핑, 낚시, 요리, 유튜브, 자전거 타기 등등 그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일본에 갔더니, 포수 장비를 장착한 오타쿠가 야구 연습장에서 공만 주구장창 받다가 가는 걸 봤다는 선배의 여행기를 듣고 '일본 애들은 말야..'라고 웃어 넘겼던 게 불과 10년 전인데, 

요즘엔 나만의 플랜B가 확실했던 그 오타쿠의 삶을 상상해보곤 한다. 분명히 '지금의 나보다는 행복했을 것이다'라고 추측도 해보고.

국민 다수가 플랜B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다면 플랜B의 수요는 각양각색일 것이고 스펙트럼도 
무척 넓을 것이다.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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