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해방일지

미디어크리
미디어크리 · 미디어는 메시지인가 마사지인가
2022/11/24
A: 핸드폰을 부숴라. 노트북을 버려라. 소셜미디어를 끊어라. 종이책을 읽어라. 모바일 좀비들의 세상에서 사유의 힘을 길러라. 비판적인 감각을 유지하라.

B: 최신 디바이스를 구매해라. 더 많은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해라. 최신 트렌드를 모두 구독해라. 모바일 좀비들의 세상에서 모바일 킹좀비로 거듭나라. 변화를 지배하라.

인간은 사실 이렇게 많은 정보를 접하고, 사유하고, 토론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진화한 존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은 포식자로 득실거리는 평원에서 살아남기에 적합한 형태의, ‘시뮬레이션 뇌’를 가졌고, 정보를 언어화, 수치화, 데이터화할 수 있는 개인적, 기술적, 사회적 역량이 발전한 것은 정말 최근의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의 생존을 위해서 진화한 존재, 환경에 적응해서 자신을 만들어낸 존재인데, 이제 흥미로운 역전 현상이 생겼습니다. 인간이 미디어를 만들고, 미디어가 인간을 만든다는 것이죠. 미디어의 패러다임을 매우 거칠게 정리하면 0(기록, 저장 미디어 없음) - 종이(파피루스, 청동 서판, 대나무 묶음 등 전부 포함) - 디지털(PC, 태블릿, 모바일) 정도가 될 것 같은데요, 지금 우리는 종이와 디지털 미디어가 공존하는, 인류사에서 매우 특수한 시기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디지털 브레인, 디지털 치매, 문해력, 이미지 사고, 스크롤링 브레인, 무한 스크롤링…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지 느낌이 오실 겁니다. 일단은 거칠고 큼직하게 ‘디지털 브레인’의 문제라고 정의해보겠습니다. 1) 문자가 발명되고 오랜 기간 동안 텍스트를 ‘종이’ 미디어에 얹어서 고맥락 커뮤니케이션을 하던 인류가, 2) 디지털 디바이스(PC, 태블릿,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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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는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파놉티콘은 누군가 기획해 만든 것이죠. 미디어도 같습니다. 기획된 것, 의도된 것, 설계된 것입니다. 따라서 반대로 역설계하면 밑바닥까지 읽어낼 수 있어요. 나를 구성하는 것들을 뒤집고 역설계해서 탈탈 털어서 보면, 반대로 내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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