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적게 가진 것의 부끄러움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2/08/01
Photo by Jason Leung on Unsplash

남들보다 돈이 적다는 건 그리 부끄러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가진 돈이 적다는 건 인생에서 가장 '부끄러워야 할' 일이 된 것 같다. 외제차 타는 사람 앞에서는 구형 국산차를 타는 것이 부끄럽다. 명품백을 맨 사람 앞에서는 그보다 못한 가방을 가진 자신이 부끄럽다. 강남에 사는 사람 앞에서는 강북에 사는 것이 부끄럽다.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 앞에서는 몇천만원 버는 것이 부끄럽다. 

그러나 이런 부끄러움이 과연 정당한 부끄러움인지, 정말로 수치심을 느껴야 할 만한 일인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가령, 내가 남들보다 덜 가진 부모를 만나 덜 가진 사람으로 사는 것이 부끄러워할 일인가? 그것이 수치스러워야 할 일인가? 그것은 내가 불성실하거나 부도덕한 사람이라는 뜻도 될 수 없고, 못나거나 불행한 사람도, 나쁘거나 잘못한 사람이라는 의미도 될 수 없다. 그냥 덜 가진 사람일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가 그런 경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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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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