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식탐에 빠지다
2022/04/13
우리나라 사람들이 집에 손님이 오시면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놓고도 늘 예의상 하는 말이 있다.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
이 말은 이제
차린 건 없지만 양껏 드세요.
라고 바꿔 말해야 할 것이다.
요즘은 애, 어른 할 것 없이 먹방에 관심이 참 많고 자주 즐겨보기도 한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생긴다.
먹는 걸 본다고 내가 포만감이 느껴지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왜 이 먹방을 보는 걸까?
다이어트를 해야 하니까 대리만족으로? 단순히 흥미로워서?
쩝쩝거리는 소리에다 때로는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욕하면서도 보는 이유는 뭘까?
2009년 1인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 먹는 모습을 방송한 것이 최초의 먹방으로 알려져 있다. 밥 먹을 때는 대화도 가급적 하지 말고 조용히 먹어야 하는 것이 식사예절이라고 배워왔던 사람들에게 마른 몸매의 젊은 여성이 고칼로리 배달음식으로 과식하는 모습을 보면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먹방
먹방이란 먹는 방송의 줄임말로 먹기만 하면서 찍는 방송이 유명해지면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이미 신조어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단어이며 영어로는 Mukbang 으로 일본어로는 'モッパン(Moppan)' 또는 'モクパン(Mokupan)'이며, 중국어로는 '츠뽀(吃播)'라고 쓴다. 영어와 일본어 발음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한 영광스런(?) 단어이다.
그럼 먹방은 다 같은가?
그렇지 않다. 세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도전형 - 흔히 볼 수 있는 "난 이렇게나 많이 먹을 수 있지~!" 하는 과시유형
2) 미식형 - 맛집을 탐방하여 음식을 시키고 맛을 보고 표현하는 미슐랭유형. 가끔 광고의심을 받기도 함.
3) 소통형 - 음식만 있을 뿐 주로 대화와 소통에 더 신경을 쓰므로 음식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수다쟁이 유형
우리 인생에 먹는 걸 빼 놓고 생각할 수는 없으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