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의 비극과 종북몰이 시즌2

전지윤
전지윤 · 배우고 글 쓰고 활동하는
2022/06/26
최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이 다시 뜨거운 쟁점으로 부활한 상황은, 새로운 증거나 사실의 발견을 통한 진상규명의 결과가 아니다. 이것은 종북몰이의 더 교묘한 진화와 업그레이드를 보여준다. 오늘날 이 나라 냉전우파의 종북몰이는 ‘피해자 중심주의와 2차가해’ 논리까지 차용해서 상대방을 단지 ‘종북’만이 아니라 ‘인권과 생명을 무시하는 파렴치한 위선자’로 몰아가는 새로운 단계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이런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느끼는 ‘비겁한 자기검열’의 더러운 기분을 감수하면서도, 내가 북한 체제와 정권을 지지하기는커녕, 그 체제와 관료지배 집단의 근본적 변혁을 지향하는 입장에서 오랫동안 주장해 온 사람이라는 것을 밝힐 수밖에 없다. 안 그러면 한국사회의 ‘내면화된 종북몰이 체제’에서는 내가 여기서 무슨 이야기를 하든 색안경을 쓰고 볼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년 전 서해에서 북한 정권이 해수부 공무원을 피격 살해한 것은 반인도적 범죄이자 만행이었고 어떤 식으로도 용서받을 수도 정당화될 수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겠다. 2년 전으로 돌아가 복기해보면, 사건 발생 직후 당시 남한(이것도 북한에 대비하는 용어 선택일뿐 어떤 의도도 없다ㅠ)의 정치권과 언론은 자연스럽게도 북한을 강력 규탄하며 분노했다. 고인의 비극에 대한 슬픔과 유가족에 대한 공감 속에서 나온 반응이었다고 믿고 싶다. 
   
그런데, 이것은 곧 ‘응징과 보복’을 위해 북한과 군사적 충돌과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호전적 목소리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또 이런 대응을 분명히 하지 않는 당시 정부와 여당에 대한 종북몰이로 발전해 갔다. ‘북한 공산정권과 관계를 위해서 국민의 생명도 나몰라라 하는 정체가 의심스러운 정부’라는 논리였다. 
   
당연히 국민의힘과 보수적 족벌언론과 종편 등이 이런 여론을 주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이라는 줄기를 따라가면 김정은이라고 하는 악의 뿌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던 신원식같은 군장성 출신의 인사들이 앞장섰다. 또 하태경같은 뉴라이트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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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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