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반영의 선반영

강중희 · 안녕하세요
2022/04/15
요즘 선반영은 ‘킹반영’으로 통합니다. 열받는다는 뜻의 ‘킹받다’란 인터넷 밈(유행) 표현을 선반영과 합친 것입니다. 주가가 왜 이렇게 오르는 것인지 혹은 왜 이렇게 내리는 것인지란 질문에 대해 “선반영 때문이다”란 게으른 진단을 조롱하면서 선반영은 킹반영이 됐습니다. 

그러나 선반영은 부정할 수 없는 시장의 특색입니다. 인터넷이 생기고 난 뒤 시장이 어떤 재료를 선반영하는 속도는 빨라졌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수준이 높아지면서도 선반영의 시점은 앞당겨졌습니다. 선반영은 얼마나 빨라졌고 앞으로 얼마나 더 빨라질까요. 논란의 중심에 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QT)이 어떻게 시장에 반영될지를 판단하기 위한 중요한 질문입니다. 

테이퍼링 언급도 전에 뛰던 10년물 

지난해 상반기 시장은 미국채 10년물 금리로 뜨거웠습니다. 새해가 바뀌고 3개월 만에 1%가 채 안 됐던 금리가 1.74%까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금리 상승에 주식은 위협을 받았습니다. 금리 상승은 경기 성장을 가리켜 긴 시계열로 보면 주식에 나쁘다고 볼 순 없지만, 3개월 만에 70bp(1bp=0.01%p)가 뛴 빠른 속도가 문제였습니다. 상장 기업 입장에선 차입 비용 증가가, 주식 입장에선 채권에 매력을 뺏길까하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특히 금리가 오르면 낮은 평가를 받는 성장주는 금리에 완전히 주도권을 뺏겼고 뒤꽁무니만 쫓아다녔습니다. 

원인은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되고 인플레이션 수치가 상승하면서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앞당길 것이란 우려가 나타났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연준이 테이퍼링에 ‘테’자도 꺼낸 적이 없었음에도 채권시장은 자기가 알아서 움직였습니다. 그들이 보기엔 이 정도 성장과 물가 상승이면 연준이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연준보다 시장이 먼저 물가에 반응한, 선반영입니다. 

정신없는 1분기가 막 끝난 4월. 10년물 금리 움직임을 보면 그야말로 선반영의 정수라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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