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페미는 <기회의 평등>이라는 자유주의 이념이 아니라 <기계적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좌파 이념의 일종이란 겁니다.
여성 참정권 운동을 했던 서구권 1세대 페미니즘이야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나 존 스튜어트 밀 류의 자유주의 이념에 기반한 운동이었지만, 1960, 70년대 (2세대 페미니즘) 이후 등장한 급진 페미니즘 및 1990년대, 2000년대 이후부터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권 하에서 성장한 교차성 페미니즘 (intersectional feminism), 또 기존의 사회주의 페미니즘 등이 모두 <좌파 진영의 일개 부문>으로 포섭된 페미니즘이죠.
찐좌파 진중권이 그렇게나 페미 편을 들어주고 이대남들 한남 소추라 조롱하고 놀리는 (그러다 페북 이용 정지도 잠깐 먹었죠) 것도, 다 이념적으로 '한 식구'라...
여성 참정권 운동을 했던 서구권 1세대 페미니즘이야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나 존 스튜어트 밀 류의 자유주의 이념에 기반한 운동이었지만, 1960, 70년대 (2세대 페미니즘) 이후 등장한 급진 페미니즘 및 1990년대, 2000년대 이후부터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권 하에서 성장한 교차성 페미니즘 (intersectional feminism), 또 기존의 사회주의 페미니즘 등이 모두 <좌파 진영의 일개 부문>으로 포섭된 페미니즘이죠.
찐좌파 진중권이 그렇게나 페미 편을 들어주고 이대남들 한남 소추라 조롱하고 놀리는 (그러다 페북 이용 정지도 잠깐 먹었죠) 것도, 다 이념적으로 '한 식구'라...
일반적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르주아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건 좌파들끼리의 내부 사투리 같은 용어니까 세상이랑 너무 동떨어져서 사신게 전혀 아닙니다.
일반인이 게임, 애니 서브컬쳐 오덕들끼리 통하는 용어 모르는 거랑 세상 동떨어져 사는 게 전혀 상관 없듯이요.
페미 아닌 사람들이 다들 여자라면 일단 깔아뭉개고 억압하려고 보는 쓰레기 한남충 여혐종자들라서 그러는게 아니라, 자기 나름의 이념적 입장과 사정이 있기 때문에 "2021년 현재의 K페미와 여가부, 안 좋게 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만 어느 정도 전달됐다면 저로선 만족입니다.
한국의 젠더 갈등이 해소나 (지금보다) 완화가 되려면, 비페미라고 해서 닥치고 여혐종자만 있는 것도 아니고 페미라고 해서 닥치고 남혐종자들만 있는 건 아니라는 이 빤한 사실을 서로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양자가 뭔가 딜을 해서 절충안, 타협안을 마련하는게 가능해지죠.
근데 이런 일이 향후 5년이나 10년 내에 이뤄질진 잘 모르겠네요. 전 비관적임.
자세한 설명 감사해요!!!
부르주아 민주주의! 전부 다 생소한 용어들이네요!
세상이랑 너무 동떨어져서 살았던걸까요.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답변인데요,
1) 앞부분이 삭제된 것 같아요. ‘이래서’ 앞부분이 없어서 맥락을 모르겠습니다.
인용된 글 가운데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창비, 2019]의 글, "차별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고 특정 집단에 대한 비하 발언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증가하면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주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 로 시작되는 글을 보고 한 말이었습니다.
다른 것도 있지만 그게 젤 크죠.
2) "잘 모르겠는데 좀 더 친절하게 ‘누구에 의해 어떻게 포섭되어,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건요 서구 페미니즘의 주된 사상 조류들을 정리한 교과서적이고 개론서적인 서적을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제가 직접 다 설명하려면 블로그 4, 5편의 연재기사를 써도 부족할테니까요.
좋은 책이야 많지만, 한국어로 번역된 서적 가운데선 로즈마리 퍼트넘 통(Rosemarie Putnam Tong)의 '페미니즘 : 교차하는 관점들 (Feminist Thought: A More Comprehensive Introduction)'이 무난하게 권할만한 책입니다. 1998년에 미국에서 초판이 나온 책인데 2018년에 개정5판이 나올만큼 페미 사상서로서는 정평이 난 서적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어로도 번역이 된 거구요. 이게 결정판이란 말은 안 하겠습니다만, '아주 무난하게 교과서적으로' 잘 정리한 책인 건 분명함.
근데 "이 책 한번 보세요" 라며 참고서적 소개하고 끝내기엔 좀 허전하니까 여기서 하나만 예를 드리자면 슐라미스 파이어스톤(Shulamith Firestone)같은 사람이 있죠. 이 사람이 쓴 '성의 변증법 (The Dialectic of Sex: The Case for Feminist Revolution)은 1970년에 출간된, 래디컬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여겨질만큼 영향력이 큰 저작물인데, 이 사람이 맑스주의 사상에 큰 영향을 받았단 건 그냥 공인된 사실이고 영문 위키피디아에도 출처와 함께 적혀 있을 정도에요. 아니, 이건 책 제목부터가 이미 프랑크푸르트 학파 맑스주의자였던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 (Dialectic of Enlightenment)'에서 따온 거죠.
1960년대 미국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신좌파 운동이 등장하고 흑인 시민권 운동, 베트남전 반전 운동, 환경 및 생태주의 운동, 동성애 인권 운동 등의 분야에서 미국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는데, 그런 신좌파 운동이란 사회적 흐름 및 맥락 속에서 그 이전의 제1세대 페미니즘과는 다른, 파이어스톤과 같이 좌파 이념에 강하게 경도된 사람들이 참여하고 영향력을 발휘한 제2세대 페미니즘이 나온 겁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자면 미국 2세대 페미니즘에 큰 영향을 끼친 문헌 중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 2의 성 (The Second Sex)'가 있는데 (영역판은 1953년) 시몬 드 보부아르도 (스탈린주의 같은 소비에트식 맑스-레닌주의자는 아니었지만) 역시 프랑스의 서유럽 사회주의자였죠.
좌파적 이념을 바닥에 깔고 이전과는 다른 페미니즘 운동이 등장했으니 그 2세대 페미니즘은 자연히 좌파 이념에 경도된 성격의 페미니즘이 되겠죠?
좌파 진영의 일개 부문으로 포섭된 페미니즘이란 그런 뜻에서 한 말입니다.
'누구에 의해 어떻게 포섭되어'에 대한 답변은 이 정도 설명으로 어느 정도 해결된거 같고요,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해선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의 예만 봐도 압니다.
이선옥 작가의 성인지감수성 판결을 다룬 글 두 개 좌표 찍어드리겠습니다.
http://leesunok.com/archives/3048
http://leesunok.com/archives/3086
글고 올해 7월에 여가부 폐지 찬반론을 둘러싼 엠비씨 100분 토론에서 이선옥 작가가 개진한 여가부 폐지 논거. (총 4분 47초 분량. 이선옥의 발언은 02:05부터)
https://m.youtube.com/watch?v=pE2Mb2yA848
서구의 예를 하나 들라면 이런 사례가 있네요.
https://m.youtube.com/watch?v=6qfCnfDHc90
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정지 먹은 것이랑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그게 아마 현 국힘당 대표인 이준석과 젠더 문제 논쟁하다 나온 말일텐데요 (확실한 건 확인해봐야), 이준석과 말 주고 받다가 빡쳤는지 '한남 소추'가 어쩌구 하며 부적절한 표현을 썼었죠.
트럼프가 정지 먹은 사안에 비하면 심각성이 많이 떨어진 사건이었죠. 트럼프는 대통령에 의한 국가 반란 선동으로도 볼 여지가 없지 않은 지극히 심각하며 중차대한 개드립을 트윗으로 때린 거고, 진중권의 발언은 일개 민간인이 저지른 조롱 겸 남성혐오발언이니까 사안의 경중이 달라도 크게 다르죠.
아마 하루, 이틀 정지먹은 걸로 끝난 일이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급진 페미니즘은 결코 한줌의 소수파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페미니즘이란 여성운동에 관한 온갖 이질적인 사상, 담론, 실천들을 한데 뭉뚱그려 붙여놓은 명칭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그래도 굵직굵직한 주요 조류들이란게 있습니다.
리벌럴 페미니즘, 사회주의 페미니즘, 급진 페미니즘, 교차성 페미니즘 여기에 더해 미국의 경우 유색인종 (흑인) 페미니즘 등을 꼽을 수 있죠.
래디컬 페미는 본고장인 서구에서도 페미 진영에서 결코 마이너한 분파가 아니었고, 한국 역시 요즘 영페미 에선 오히려 다수파죠. 그 윗세대 페미에선 사정이 다르지만.
미국에서도 그랬지만 한국 역시 래디컬 페미는 페미 진영 내에서 결코 마이너한 세력이 아닙니다.
서구와 다른 한국의 특징이라면 랟펨 중에서도 TERF 쪽 (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t, 트랜스젠더 배제 급진 페미니스트) 세력이 강세란 거겠죠.
"서울 시내 주요 여자대학 페미니즘 단체들도 숙대 TF팀과 성전환자 학생의 입학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숙명여대·덕성여대·동덕여대·서울여대·성신여대·이화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등 23개 단체는 4일 성명을 내고 A씨 입학은 "자신이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는 누구든 여자들의 공간을 침범하고 기회를 빼앗아 갈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https://www.bbc.com/korean/news-51396615.amp
답변을 드리기에 앞서 우선 1) 제 정치적 성향, 그리고 2) 페미니즘에 대한 제 규정부터 미리 밝혀 놓고 시작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전 이십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정의당이나 민주당에 표를 던지는 좌파였고 그러다 보니 남페미였습니다.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나 진중권, 자신을 (여전히) 사회주의자라고 했던 조국, 이런 사람들과 거의 겹치는 성향이었다고 보심 되요.
글고 지금은 전향(?)해서 좌파 용어로 '부르주아 민주주의' (일반용어로 '자유민주주의'라 하죠)로 갈아탔죠.
그래서 전 반페미(안티페미)는 아닙니다. 이건 제가 무신론자라고 해서 반기독교, 반이슬람교, 반유대교, 반불교도, 반힌두교가 되는 건 아닌 것과 마찬가지죠. 무신론자다 보니 결과적으로 자연스레 기독교나 불교 등의 종교 교리들과 충돌하는 지점들이 생기고 하는 거지, 처음부터 기독교나 불교에 반대하려고 작정하고 무신론자가 된 건 아니거든요.
페미니즘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인게 부르주아 민주주의자(통칭 '자유 민주주의자')다 보니 결과적으로 페미와 충돌하는 지점들도 생기는 거지, 반페미란게 제 이념이 될 순 없죠.
투표 성향도 스윙보터로 지난 대선 땐 문재인, 작년 총선에선 민주당, 올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국힘당 오세훈을 찍었습니다. 스윙보터란 용어 그대로 '그때 그때' 봐서 찍으며 고정된 지지 정당은 없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누굴 찍을 지, 아님 기권이나 무효표를 던지고 말지는 아직 결정 못한 상태입니다.
글고 페미니즘의 규정에 관해선데, '순수한 혹은 참된 페미니즘(의 본질)' 같은 건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 점에선 페미들이 말하곤 하는 'N개의 페미'론이 맞다고 봐요.
탈좌파, 탈(남)페미한 1人으로서 제가 규정하는 페미니즘은 말 그대로 여성주의, '여성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및 성적 권리, 이해 관계의 향상, 증진 및 보호를 목적으로 이제껏 제기되고 실천된 온갖 이질적이며 상이한 사상 및 정치운동들의 총체'죠.
그래서 이건 고전적 자유주의라든지 주자학이라든지 맑스주의, 카톨릭 신학과 같이 논리적으로 수미일관된 유기적 구성을 갖춘 체계적 이념같은게 아닙니다.
(고전적) 자유주의 입장에서, 맑스주의 입장에서, 서구 신좌파적 입장에서, 아님 환경주의나 생태주의 입장에서, 혹은 기독교적 입장에서 등등 온만가지 이질적인 관점에서 여성문제가 사유되고 실천된 잡다한 사상과 정치운동들을 '뭉뚱그려서' 페미니즘이라고 명칭을 붙여 놓은 것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순수한 혹은 참된 페미니즘(의 본질) 같은 건 있을 수 없는 겁니다.
앞부분이 삭제된 것 같아요. ‘이래서’ 앞부분이 없어서 맥락을 모르겠습니다. 잘 모르겠는데 좀 더 친절하게 ‘누구에 의해 어떻게 포섭되어,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 급진페미니즘이라는 소수 페미니스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일반적인 페미니스트에 관한 글들을 발췌했는데 급진성으로 말씀하시니 잘 이해가 안가네요~
찐좌파 진중권이 그렇게나 페미 편을 들어주고 이대남들 한남 소추라 조롱하고 놀리는 (그러다 페북 이용 정지도 잠깐 먹었죠) 것도, -> 그래요? 전 페북을 안써서 진중권씨가 찐좌파인것도 페북 이용 정지를 먹은 것도 전혀 몰랐어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정지 먹은 것이랑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의견 감사해요~^_^
그런데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잘 설명해주실 분들께 님께서 써주신 글 공유할게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https://alook.so/posts/6Mt1qw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답변인데요,
1) 앞부분이 삭제된 것 같아요. ‘이래서’ 앞부분이 없어서 맥락을 모르겠습니다.
인용된 글 가운데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창비, 2019]의 글, "차별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고 특정 집단에 대한 비하 발언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증가하면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주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 로 시작되는 글을 보고 한 말이었습니다.
다른 것도 있지만 그게 젤 크죠.
2) "잘 모르겠는데 좀 더 친절하게 ‘누구에 의해 어떻게 포섭되어,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건요 서구 페미니즘의 주된 사상 조류들을 정리한 교과서적이고 개론서적인 서적을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제가 직접 다 설명하려면 블로그 4, 5편의 연재기사를 써도 부족할테니까요.
좋은 책이야 많지만, 한국어로 번역된 서적 가운데선 로즈마리 퍼트넘 통(Rosemarie Putnam Tong)의 '페미니즘 : 교차하는 관점들 (Feminist Thought: A More Comprehensive Introduction)'이 무난하게 권할만한 책입니다. 1998년에 미국에서 초판이 나온 책인데 2018년에 개정5판이 나올만큼 페미 사상서로서는 정평이 난 서적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어로도 번역이 된 거구요. 이게 결정판이란 말은 안 하겠습니다만, '아주 무난하게 교과서적으로' 잘 정리한 책인 건 분명함.
근데 "이 책 한번 보세요" 라며 참고서적 소개하고 끝내기엔 좀 허전하니까 여기서 하나만 예를 드리자면 슐라미스 파이어스톤(Shulamith Firestone)같은 사람이 있죠. 이 사람이 쓴 '성의 변증법 (The Dialectic of Sex: The Case for Feminist Revolution)은 1970년에 출간된, 래디컬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여겨질만큼 영향력이 큰 저작물인데, 이 사람이 맑스주의 사상에 큰 영향을 받았단 건 그냥 공인된 사실이고 영문 위키피디아에도 출처와 함께 적혀 있을 정도에요. 아니, 이건 책 제목부터가 이미 프랑크푸르트 학파 맑스주의자였던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 (Dialectic of Enlightenment)'에서 따온 거죠.
1960년대 미국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신좌파 운동이 등장하고 흑인 시민권 운동, 베트남전 반전 운동, 환경 및 생태주의 운동, 동성애 인권 운동 등의 분야에서 미국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는데, 그런 신좌파 운동이란 사회적 흐름 및 맥락 속에서 그 이전의 제1세대 페미니즘과는 다른, 파이어스톤과 같이 좌파 이념에 강하게 경도된 사람들이 참여하고 영향력을 발휘한 제2세대 페미니즘이 나온 겁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자면 미국 2세대 페미니즘에 큰 영향을 끼친 문헌 중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 2의 성 (The Second Sex)'가 있는데 (영역판은 1953년) 시몬 드 보부아르도 (스탈린주의 같은 소비에트식 맑스-레닌주의자는 아니었지만) 역시 프랑스의 서유럽 사회주의자였죠.
좌파적 이념을 바닥에 깔고 이전과는 다른 페미니즘 운동이 등장했으니 그 2세대 페미니즘은 자연히 좌파 이념에 경도된 성격의 페미니즘이 되겠죠?
좌파 진영의 일개 부문으로 포섭된 페미니즘이란 그런 뜻에서 한 말입니다.
'누구에 의해 어떻게 포섭되어'에 대한 답변은 이 정도 설명으로 어느 정도 해결된거 같고요,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해선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의 예만 봐도 압니다.
이선옥 작가의 성인지감수성 판결을 다룬 글 두 개 좌표 찍어드리겠습니다.
http://leesunok.com/archives/3048
http://leesunok.com/archives/3086
글고 올해 7월에 여가부 폐지 찬반론을 둘러싼 엠비씨 100분 토론에서 이선옥 작가가 개진한 여가부 폐지 논거. (총 4분 47초 분량. 이선옥의 발언은 02:05부터)
https://m.youtube.com/watch?v=pE2Mb2yA848
서구의 예를 하나 들라면 이런 사례가 있네요.
https://m.youtube.com/watch?v=6qfCnfDHc90
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정지 먹은 것이랑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그게 아마 현 국힘당 대표인 이준석과 젠더 문제 논쟁하다 나온 말일텐데요 (확실한 건 확인해봐야), 이준석과 말 주고 받다가 빡쳤는지 '한남 소추'가 어쩌구 하며 부적절한 표현을 썼었죠.
트럼프가 정지 먹은 사안에 비하면 심각성이 많이 떨어진 사건이었죠. 트럼프는 대통령에 의한 국가 반란 선동으로도 볼 여지가 없지 않은 지극히 심각하며 중차대한 개드립을 트윗으로 때린 거고, 진중권의 발언은 일개 민간인이 저지른 조롱 겸 남성혐오발언이니까 사안의 경중이 달라도 크게 다르죠.
아마 하루, 이틀 정지먹은 걸로 끝난 일이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급진 페미니즘은 결코 한줌의 소수파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페미니즘이란 여성운동에 관한 온갖 이질적인 사상, 담론, 실천들을 한데 뭉뚱그려 붙여놓은 명칭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그래도 굵직굵직한 주요 조류들이란게 있습니다.
리벌럴 페미니즘, 사회주의 페미니즘, 급진 페미니즘, 교차성 페미니즘 여기에 더해 미국의 경우 유색인종 (흑인) 페미니즘 등을 꼽을 수 있죠.
래디컬 페미는 본고장인 서구에서도 페미 진영에서 결코 마이너한 분파가 아니었고, 한국 역시 요즘 영페미 에선 오히려 다수파죠. 그 윗세대 페미에선 사정이 다르지만.
미국에서도 그랬지만 한국 역시 래디컬 페미는 페미 진영 내에서 결코 마이너한 세력이 아닙니다.
서구와 다른 한국의 특징이라면 랟펨 중에서도 TERF 쪽 (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t, 트랜스젠더 배제 급진 페미니스트) 세력이 강세란 거겠죠.
"서울 시내 주요 여자대학 페미니즘 단체들도 숙대 TF팀과 성전환자 학생의 입학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숙명여대·덕성여대·동덕여대·서울여대·성신여대·이화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등 23개 단체는 4일 성명을 내고 A씨 입학은 "자신이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는 누구든 여자들의 공간을 침범하고 기회를 빼앗아 갈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https://www.bbc.com/korean/news-51396615.amp
답변을 드리기에 앞서 우선 1) 제 정치적 성향, 그리고 2) 페미니즘에 대한 제 규정부터 미리 밝혀 놓고 시작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전 이십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정의당이나 민주당에 표를 던지는 좌파였고 그러다 보니 남페미였습니다.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나 진중권, 자신을 (여전히) 사회주의자라고 했던 조국, 이런 사람들과 거의 겹치는 성향이었다고 보심 되요.
글고 지금은 전향(?)해서 좌파 용어로 '부르주아 민주주의' (일반용어로 '자유민주주의'라 하죠)로 갈아탔죠.
그래서 전 반페미(안티페미)는 아닙니다. 이건 제가 무신론자라고 해서 반기독교, 반이슬람교, 반유대교, 반불교도, 반힌두교가 되는 건 아닌 것과 마찬가지죠. 무신론자다 보니 결과적으로 자연스레 기독교나 불교 등의 종교 교리들과 충돌하는 지점들이 생기고 하는 거지, 처음부터 기독교나 불교에 반대하려고 작정하고 무신론자가 된 건 아니거든요.
페미니즘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인게 부르주아 민주주의자(통칭 '자유 민주주의자')다 보니 결과적으로 페미와 충돌하는 지점들도 생기는 거지, 반페미란게 제 이념이 될 순 없죠.
투표 성향도 스윙보터로 지난 대선 땐 문재인, 작년 총선에선 민주당, 올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국힘당 오세훈을 찍었습니다. 스윙보터란 용어 그대로 '그때 그때' 봐서 찍으며 고정된 지지 정당은 없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누굴 찍을 지, 아님 기권이나 무효표를 던지고 말지는 아직 결정 못한 상태입니다.
글고 페미니즘의 규정에 관해선데, '순수한 혹은 참된 페미니즘(의 본질)' 같은 건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 점에선 페미들이 말하곤 하는 'N개의 페미'론이 맞다고 봐요.
탈좌파, 탈(남)페미한 1人으로서 제가 규정하는 페미니즘은 말 그대로 여성주의, '여성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및 성적 권리, 이해 관계의 향상, 증진 및 보호를 목적으로 이제껏 제기되고 실천된 온갖 이질적이며 상이한 사상 및 정치운동들의 총체'죠.
그래서 이건 고전적 자유주의라든지 주자학이라든지 맑스주의, 카톨릭 신학과 같이 논리적으로 수미일관된 유기적 구성을 갖춘 체계적 이념같은게 아닙니다.
(고전적) 자유주의 입장에서, 맑스주의 입장에서, 서구 신좌파적 입장에서, 아님 환경주의나 생태주의 입장에서, 혹은 기독교적 입장에서 등등 온만가지 이질적인 관점에서 여성문제가 사유되고 실천된 잡다한 사상과 정치운동들을 '뭉뚱그려서' 페미니즘이라고 명칭을 붙여 놓은 것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순수한 혹은 참된 페미니즘(의 본질) 같은 건 있을 수 없는 겁니다.
일반적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르주아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건 좌파들끼리의 내부 사투리 같은 용어니까 세상이랑 너무 동떨어져서 사신게 전혀 아닙니다.
일반인이 게임, 애니 서브컬쳐 오덕들끼리 통하는 용어 모르는 거랑 세상 동떨어져 사는 게 전혀 상관 없듯이요.
페미 아닌 사람들이 다들 여자라면 일단 깔아뭉개고 억압하려고 보는 쓰레기 한남충 여혐종자들라서 그러는게 아니라, 자기 나름의 이념적 입장과 사정이 있기 때문에 "2021년 현재의 K페미와 여가부, 안 좋게 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만 어느 정도 전달됐다면 저로선 만족입니다.
한국의 젠더 갈등이 해소나 (지금보다) 완화가 되려면, 비페미라고 해서 닥치고 여혐종자만 있는 것도 아니고 페미라고 해서 닥치고 남혐종자들만 있는 건 아니라는 이 빤한 사실을 서로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양자가 뭔가 딜을 해서 절충안, 타협안을 마련하는게 가능해지죠.
근데 이런 일이 향후 5년이나 10년 내에 이뤄질진 잘 모르겠네요. 전 비관적임.
자세한 설명 감사해요!!!
부르주아 민주주의! 전부 다 생소한 용어들이네요!
세상이랑 너무 동떨어져서 살았던걸까요.